[앵커]
광주에서 철거 건물이 무너져서 인명피해가 난 사건이 난 이후에 대책들이 나오고는 있는데, 사고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건물 철거과정에서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서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림막이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도로 쪽을 덮칠 기세로 기울어 있습니다.
옆으로는 출근길 차들이 지나다닙니다.
공사장 안이 훤히 보일 정도로 휘어졌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 빌라 철거 현장에서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난 건 어제 오전 8시 반쯤입니다.
[인근 주민 : 완전히 넘어오는 과정에 '아, 내가 죽겠구나' 그래서 빨리 저쪽으로 (차를) 뺐죠.]
현장 관계자는 지붕 철거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거 업체가 중간 부분을 먼저 철거하고 건물 일부가 도로변에 남아있었는데, 중장비가 도로변 쪽 지붕을 부수던 중 벽돌로 된 외벽이 갑자기 쏟아져 내린 것입니다.
벽이 쏟아져 내린 것은 광진구 철거 현장 사고와 판박이입니다.
[고창우/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 : 지붕(슬래브)을 철거하는 순간에 벽이 거기에 맞물려서 떨어졌다는 거예요. 사람이 지나다녀서 맞았다고 하면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었겠죠.]
주변엔 초·중·고등학교와 주택가가 있어 아이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길입니다.
철거 과정 사진을 본 전문가는 순서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기둥을 먼저 철거해 버렸다면 지붕을 부수면서 툭 치기만 해도 구조물이 힘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공사 측은 기둥을 먼저 철거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벽이 쏟아지는 것까지 일일이 대비하기는 어려웠다는 입장입니다.
[시공사 관계자 : 불안정한 상태로 부서질 것이라든가 예측이 되면 그렇게 하는데…]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붕괴 사고 이후 국토부에선 이렇게 도로변에 있거나 주변 통행이 많은 도로에 있는 건물을 철거할 땐 더 깊은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도로 옆 철거 현장에서 사고가 난 것은 파악된 것만 서울에서 잇따라 두 건입니다.
사고가 일어나자 관할 구청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