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달 전 12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져서 100명 가까운 인명 피해가 났던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이번엔 8층짜리 아파트에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건물이 낡아서 안전하지 않으니, 주민들은 얼른 짐 챙겨서 아침까지 떠나라는 거였습니다.
워싱턴 임종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밤늦은 시간 주민들이 아파트 출입구로 몰려나옵니다.
필요한 물건과 옷가지를 챙겨 속속 집을 떠납니다.
갑작스러운 대피 명령에 주민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아파트 주민 : 할아버지가 당장 떠나야 한다고 소리치며 들어오셨어요.]
마이애미시 당국의 대피 결정이 나온 것은 지난 9일 오후 8시 무렵입니다.
구조적 손상이 의심돼 안전하지 않다며, 다음 날 아침까지 떠나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8층짜리로, 두 달 전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해변가 12층 아파트에서 25km가량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가뜩이나 불안한 138가구 주민, 수백 명은 급히 짐을 싸야 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이 많은데다 코로나에 걸려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있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제가 엄마와 할머니 짐을 쌌어요. 반려견도 데리고 일단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주민들이 찍은 사진에는 1층 기둥에 금이 가 있고, 철근도 심하게 부식된 채 노출돼 있습니다.
준공 40년이 지나면 받아야 하는 재인증을 받지 못해 지난 5월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였습니다.
시 당국은 안전 검사가 끝날 때까지는 임시 거처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그 이후 대책은 나온 게 없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이후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 검사가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여러 건물이 대피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