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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프레너미' 된 오세훈-전광훈

입력 2021-08-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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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복절 연휴 기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시민단체들에 취소를 요청했죠. 방역 안정화를 위해서인데요.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씨 측은 이에 반발해 강행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과 전씨 간 충돌이 거세질 전망인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프레너미(Frenemy), 친구를 뜻하는 '프렌드(Friend)'와 적을 의미하는 '에너미(Enemy)'를 합성해 만든 단어입니다. 어떨 때는 친구였다가 어느 순간에는 적이 되기도 하는 이중적인 관계를 뜻하는 말인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2명입니다. 프레너미 같은 관계에 놓인 사람들인데요. 오세훈 서울시장과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씨입니다.

[전광훈 (지난 1일 / 화면출처: 유튜브 '너알아TV2') : 누가 뭐라 해도 소용없어요. 우리는 8월 15일 광화문 집회합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애국 동지 여러분, 광화문 집회를 위해서 준비해 주시고…]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서울시·Seoul') : 불법 집회가 강행된다면, 서울시는 불가피하게 주최자와 참여자에 대해서 감염병 예방법 위반을 근거로 고발조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여러 단체들이 이번 광복절 연휴 동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인데요. 특히 목사 전광훈씨가 이끄는 극우성향의 단체죠. 국민혁명당의 정부 비판 집회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1000만 국민 1인 걷기 대회', 서울역에서 시청과 광화문에 걸쳐 거리두기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인데요. 참가자들 간에 2m 간격을 두고 서울역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하겠다는 겁니다.

[전광훈 (지난 8일 / 화면출처: 유튜브 '대안TV') : 3일 연휴 하는 동안 꼭 해수욕장 가서 여러분 거기서 풍덩거리지 말고, 나라와 민족을 살리기 위하여 꼭 행사에 한번은 오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경찰은 국민혁명당의 집회를 변칙적인 1인 시위 형태라고 보고 있는데요. 오 시장 역시 집회를 강행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죠.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서울시·Seoul') : 물론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합니다마는 그 자유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공공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면 때로는 제한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 시장이 이렇게 민감한 이유, 바로 지난해의 악몽 때문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서울시·Seoul') : 지난해 '광복절 집회' 역시 결과적으로는 코로나 2차 대유행의 단초였다는 논란과 함께 국민적 비난이 생긴 바가 있습니다.]

지난해 광복절에도 서울시는 집회금지 명령을 내렸었죠. 하지만 법원은 100명 이하의 집회를 일부 허용했는데요. 당시 광화문에는 전씨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 2만여 명이 몰렸습니다. 법원의 지침조차 어긴 겁니다. 이후 신도들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차 대유행이 시작됐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8월 15일) :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130명대로 단숨에 늘어난 만큼 코로나 전파 위험이 높은 상황이죠. 그런데 전광훈 목사는 오늘(15일) 광화문 집회에 나가 마이크를 잡기까지 했습니다.]

[JTBC '뉴스룸'/(지난해 8월 15일) : 전광훈 목사는 바이러스가 점진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러스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었다'는 표현까지 썼는데요…(우와! 밀어붙여!) 우산은 썼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은 사람도 보입니다.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에게 삿대질을 하고, (국민이 왕이야! 국민이 왕이라고!) 마스크를 내리고 소리를 지릅니다. (차를 왜 막아! 왜 차를 막는 거야!)]

심지어 전씨 본인도 코로나에 걸려 치료를 받았었죠.

[전광훈 (지난해 8월 24일 / 화면출처: 유튜브 '주옥순TV 엄마방송') : (목사님 건강은 어떠십니까.) 첫날 들어와서 기침이 조금 있었는데 지금 여기서 주는 약 먹고 그래서 열도 많이 없어졌고. 온도도 정상이고. (혈압도 괜찮으시고?) 혈압도 괜찮고. 이번에 이제 바이러스 사건이 우리 교회를 중심으로 확대가 되고 터지니까 이걸 핑계 삼아서 저를 재구속 시키려고 그러는 건데 저야 재구속 돼도 괜찮아요.]

당시는 대유행이라고 해도 확진자가 수백명에 그쳤지만요. 지금은 단위가 다릅니다. 하루 확진자 2000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전씨 등이 또 다시 집회를 강행할 경우 악몽에 더해 가위까지 눌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서울시장 오세훈TV') :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광복절 연휴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 여러 단체에 대해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예정하고 있던 집회 취소를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앞서 두 사람은 '프레너미'라고 말씀드렸죠. 두 사람, 오늘은 비록 적이 됐지만 사실 어제만 해도 친구였습니다. 잠시 시간을 돌려볼 텐데요. 박 마커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 시작하겠습니다. 2년 전인 2019년, 오 시장은 전씨 등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개천절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반정부 집회였는데요. 오 시장은 당시 여기서 이런 발언을 했었죠.

[전광훈 (2019년 10월 3일 / 화면출처: 유튜브 '김문수TV') : 시장님을 모시겠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2019년 10월 3일 / 화면출처: 유튜브 '김문수TV') : 중증치매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를 하는데도, 대통령이 국민을 우롱하고 헌법을 짓밟는데도 점잖게 참을 필요는 이제 없습니다. 최악의 대통령 문재인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한다.]

[전광훈 (2019년 10월 3일 / 화면출처: 유튜브 '김문수TV') : 반드시 문재인을 오늘 안에 끝장을 내야 합니다.]

이 발언은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 시장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여당이 극우 프레임을 씌워 공세를 펼쳤기 때문인데요.

[김태년/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3월 24일) : 극우집단인 태극기 부대에 앞장선 오세훈 후보의 시장 출마는 그 자체로 서울시민을 모독하는 행동이고, 촛불정신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극우 정치인 오세훈 후보의 등장과 함께 광기 어린 태극기 부대의 광화문 도심 활극이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오세훈/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3월 26일) : 제가 연설할 때 '이건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 국민들이 집값 올라간다고 하는데 본인은 부동산 안정되어 있다' 그걸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을 썼다고 그래요. 여러분 그 정도 말도 못 합니까 야당이.]

전광훈 절친으로 몰린 오 시장, 적극적으로 부인하기보다 조금 애매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 허용을 묻는 질문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박영선/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4월 5일) : 태극기 집회 세력과 전광훈 목사와 같이 하십니까 안 하십니까.]

[오세훈/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4월 5일) : 전광훈 목사 집회 한 번 나가서 연설했습니다.]

[박영선/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4월 5일) :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실 겁니까?]

[오세훈/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4월 5일) : 그거야 지금 어떻게 말씀을 드리겠어요. 또 이런 일이 생기도록 하려고요?]

[박영선/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4월 5일) : 그럼 시장 되면 집회를 허용합니까? 광화문 집회를?]

[오세훈/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4월 5일) : 시장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광화문광장이나 시청을 이용하는 것은 광화문광장위원회, 광장위원회가 심의 규칙에 따라 결정합니다. 위원회에서 허용을 하면 시장은 말릴 방법은 없는 겁니다.]

이랬던 오 시장, 지금은 180도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일각에서 서울시 방역 책임론까지 제기하면서 코너에 몰렸기 때문일 텐데요. 아마 지금쯤 전씨와 손 잡았던 지난 날을 떠올리면 이런 심정일 것 같습니다.

♬ 쿨 시스터즈-왜 그랬을까

두 사람, 현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인데요.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사랑제일교회와 지속적으로 부딪쳐왔습니다. 교회가 100명 이상의 대면예배를 강행하면서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수칙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서울시가 지난달 교회의 폐쇄를 결정했는데요. 양측의 다툼은 전면전으로 번졌습니다. 전씨가 주도하는 국민특검단이 오 시장을 형사고발한 겁니다. 집회와 예배 금지를 강요했다고 말이죠.

[이명규/국민특검단장 (지난 2일 / 화면출처: 유튜브 '엘리샤TV') : 오세훈을 규탄하고 고발합니다. 그리고 오세훈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오세훈 네놈이 문재인보다 더 나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너는 강제 검사 행정명령이라는 해괴한 불법 행정권 발동으로 국민들에게 우한 코로나 검사를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씨 측은 오 시장을 향해 강남 좌파라고 쏘아 붙이기도 했는데요. 오 시장을 바라보는 전씨의 속마음, 이 노래를 띄워주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우주소녀 쪼꼬미 - 흥칫뿡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하겠습니다.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프레너미' 된 오세훈-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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