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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中정저우 터널 침수차량 200대? 4000대?…이 한장 사진의 진실은?

입력 2021-08-11 07:02 수정 2021-08-11 12:18

中SNS에 '정저우 견인 차량 보관소'사진 올라와
진흙에 뒤덮힌 침수 차량 수 천대 빽빽하게 주차

대만 신문 "해외 네티즌 당국 사망자수 발표 의심"
합리적 의혹 억누르는 검열과 단속의 부메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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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SNS에 '정저우 견인 차량 보관소'사진 올라와
진흙에 뒤덮힌 침수 차량 수 천대 빽빽하게 주차

대만 신문 "해외 네티즌 당국 사망자수 발표 의심"
합리적 의혹 억누르는 검열과 단속의 부메랑 효과

지난달 중국 허난성 정저우(鄭州)시 일대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 피해로 모두 302명이 숨지고 50명이 실종됐다고 합니다. 허난성정부가 발표한 피해 내역입니다.
중국의 도심 홍수로 버스 승객들이 좌석 손잡이에 걸터 앉아 있는 모습. 〈사진=시나닷컴 블로그 캡처〉중국의 도심 홍수로 버스 승객들이 좌석 손잡이에 걸터 앉아 있는 모습. 〈사진=시나닷컴 블로그 캡처〉

허난성에는 지난달(7월) 17∼20일 사흘 이상 지속된큰 비로 정저우시 등이 물에 잠기면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었죠. 특히 20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201.9㎜의 물폭탄이 쏟아진 정저우는 지하철에 고립된 시민 14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동차 객실이 완전히 잠겼던 거죠.

침수된 터널에서도 6명의 사망자가 확인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터널입니다. 정저우역 앞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징광북로(京廣北路)의 터널 구간은 총 길이 1.835㎞, 왕복 6차선입니다. 중국 대도시에선 출근 시간이 보통 오전 8시입니다. 퇴근도 오후 5시부터 본격화됩니다.

거의 2km 왕복 6차선 터널에서 시간당 최대 폭우가 내린 뒤 터널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시간과 퇴근길 차량 수가 늘어나는 시점이 만나는 순간 참사가 터진 겁니다. 현장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15분 만에 터널 앞뒤가 물에 잠겼다는 겁니다.

당국 발표는 어찌 됐든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잘 빠져나와 큰 피해를 면했다는 거지요. 터널에 남겨진 침수 차량은 200여대라고 합니다.
중국의 도심 홍수로 시내 버스가 물에 잠긴 모습.〈사진=시나닷컴 블로그 캡처〉중국의 도심 홍수로 시내 버스가 물에 잠긴 모습.〈사진=시나닷컴 블로그 캡처〉

일각에서는 터널이 정체되곤 하는 퇴근 피크 시간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 3800~4000대가 터널 내부에 정차돼 있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이 경우 피해자 수는 승차 인원 수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사고 당일 터널 주변에는 차량 운전자와 연락이 두절된 가족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가디언 등은 7월 22일 중국 당국이 정저우 홍수 피해를 전하는 사진, 동영상, 각종 게시글 등을 인터넷에서 검열ㆍ삭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로선 중국 당국이 발표한 200여대와 평소 유동량을 기초로 한 최대 4000대 주장 간에 접점을 못 찾고 있는 상탭니다. 어떤 설명으로 20배 차이 나는 간극을 좁힐 수 있겠습니까.

[사진=웨이보 캡처][사진=웨이보 캡처]

이런 가운데 최근 대만 자유시보에 한 장의 사진이 보도됐습니다. 중국 SNS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인데 침수된 차량을 모아둔 주차장 사진입니다. 침수 차량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이 사진이 어느 시점에 찍은 것인지, 장소는 정저우가 맞는지는 불투명합니다.

차주가 방치해 견인해온 차량이라면 이 중 얼마나 터널에서 옮겨온 것인지도 불확실합니다.

중국의 경제지 동방재부망은 “차량 대시보드가 잠길 경우 보험회사가 회수해 손해액 전부를 배상한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견인 차량 보관소에 있는 차량 상당수는 보험회사가 회수 조치한 차량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차된 차량을 차주가 실종된 차량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대만 자유시보는 “해외의 네티즌들이 '도대체 이 차들의 차주들은 어디에 있나' '왜 차주가 인수해 가지 않나' '도대체 얼마나 사망한 것이냐'고 묻는다”고 전합니다.

[사진=웨이보 캡처][사진=웨이보 캡처]

정보 검열과 단속은 양날의 칼입니다.

당국이 원하는 정보의 방출을 통해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면서 당국에 대한 불신을 키웁니다.

중국의 선전선동을 담당하는 부서가 정보의 흐름을 단속하고 검열하는 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외신 기자들의 접근도 번번이 차단돼 당분간 진실은 수면 아래에 잠복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진위 논란만 일으킨 채 시나브로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폭우가 내리는 퇴근길, 기차역 앞 터널의 차량이 왜 평소의 1/20에 그쳤는지 합리적으로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진실을 향한 소리 없는 외침은 또 다른 '이 한 장의 사진'들을 통해 이 사건을 소환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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