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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박정민 "인생 변곡점 찍었던 첫 백상, 5년간 즐겁게 달렸다"

입력 2021-08-06 15:06 수정 2021-08-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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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

어엿한 백상의 남자다. 2016년 열린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 주인공으로 생애 첫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배우 박정민(35)이 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으로 같은 무대에 다시 올랐다. 2011년 데뷔 후 신인상을 받기까지 5년, 그리고 조연상을 받기까지 꼬박 5년의 세월이 흘렀다. 박정민은 "첫 5년과 두번째 5년은 느낌이 너무 다르다"며 그 사이 모양도 달라진 트로피를 연신 만지작거렸다.

배우의 업을 포기할까 고뇌하던 갈림길에서 만났던 인생작 '동주(이준익 감독)', 충무로 청춘 스타로 주연길을 승승장구 걷던 시기 찾아 온 인생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 유이. 그 해 가장 주목받은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캐릭터로 늘 함께 빛난 박정민이다. 차곡차곡 쌓은 내공으로 때마다 대체불가의 한 방을 날릴 줄 아는 배우가 됐다. 10여 년의 성장을 모두가 함께 지켜봤기에 스스로 높여간 존재감이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또 한번 시상식 트로피를 수집하게 만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유이는 박정민에게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더 큰 캐릭터다. 알면 알 수록, 준비를 하면 할 수록 어려웠고 외로웠고 미안했다. "유이를 연기하면서 단 한번도 후련하다거나 개운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박정민은 '재미'라는 요소를 완전히 버려둔 채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배려하려 노력했지만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 끝내 미안했다. 그 모든 감정도 결국엔 유이로서 완성됐다. 황정민은 일찌감치 "얘 상 받겠다"고 예언했다는 후문이다.

믿고보는 배우가 펼쳐나갈 새로운 5년은 또 어떨까. "내 인생의 변곡점에는 우연이 끼어 있었다"는 겸손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배우 박정민을 바라보는 관객의 신뢰도는 해마다 상승한다. 연기하는 박정민의 중심에도 '관객'은 빼놓을 수 없다. "나와 같이 일하는 분들, 내가 나오는 영화를 봐주는 분들이 나를 얼마만큼 신뢰하느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관객들이 좋아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고, 그것이 연기를 오래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내 역할을 고민하면서 가늘고 길게 연기하고 싶다."

-5년만에 백상 트로피를 다시 품었다. 그 사이 트로피 모양이 바뀌기도 했는데.
"맞다. 무대에서 받았을 때 '어? 모양이 바뀌었네? 되게 멋있게 바뀌었다' 했다. 다 품을 수 있게 돼 좋다.(웃음)"

-수상을 어느 정도는 예상했을 것 같다.
"'받으면 좋겠다' 정도의 마음은 당연히 있었지만 기대는 정말 안 했다. 호명됐을 때도 잘 기억은 안 난다. 많은 사람 앞에서 관심 받는 것을 좀 무서워해서 '어… 이거 어떡하지' 싶었던 것 같다.(웃음) 다른 것 보다 올해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야 했던 상황이 슬프더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


-'타짜: 원 아이드 잭'을 함께 했던 이광수 배우에게 트로피를 건네 받았다.
"무대에 올라가면서 광수 형과 눈을 마주쳤는데 수염을 길렀더라. 그게 너무 웃겨서 꾹 참느라 힘들기도 했다.(웃음) 광수 형과는 친하게 지내고 있고, 전년도에 형이 상을 받을 때도 너무 기뻐서 박수치고 그랬다. 그 다음에 내가 받을 줄은 몰랐지만 받게 됐고, 광수 형에게 받아서 더 기분이 좋았다."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을텐데, 인상 깊었던 축하 메시지가 있을까.
"유일하게 동생이 '엄마 아빠 이야기 왜 안 했냐'는 메시지를 남겼다. 엄청 욕을 했더라. 축하 메시지인 줄 알고 봤는데 욕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하."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준익 감독이 대상을 받을 당시 신인상을 받았다. 올해도 함께 한 자리에서 또 같이 상을 받았는데 조금은 더 성장해서 만난 무대가 됐다.
"시상식이 흘러가는데 감독님이 상을 받을 것 같은 생각이 점점 강해지더라.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다.(웃음) '어? 이번에 또 감독님이 대상 받으실 때 나도 같이 상을 받게 됐네. 어쩔 수 없는 인연인가보다' 싶었다. 감독님은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을지 몰라도. 하하. 시상식 끝나자마자 달려갔다."

-올해 시상자, 수상자들은 유독 박정민과 인연이 있었다. 유아인 배우와는 '지옥'을 함께 했다.
"아인 씨 상 받을 때도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선배이기도 하지만 약간 '선배님' 같은 아우라가 있다.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활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사실 '지옥' 촬영을 할 땐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원작을 보면 알겠지만 아인 씨와 나는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 그저 평소에도 좋아하는 배우였고, 나에게는 왜 우리가 선배님들 좋아하는 것처럼 좋아하는 느낌이라.(웃음) 어쨌든 나이로는 동년배 아닌가. 주연상을 계속 받는 모습을 보면서 또래들에게는 용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늘 응원하고, 축하한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박세완 기자


-2011년 데뷔 후 신인상까지 5년, 다시 조연상을 받기까지 딱 5년이 흘렀다. 그 의미가 조금은 다르게 와 닿을 것 같다.
"연기하면서 받아 본 첫번째 상이 백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이후로 참…. 인생이 조금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 일단 상업영화 등 규모있는 영화에서 중요한 롤을 연기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첫 데뷔하고 상을 받기까지 5년은 되게 길었던 것 같은데 이후 다시 5년만에 상을 받기까지 시간은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일을 하면서 되게 재미있었다는 것이겠고, 정신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5년이 흘러있는 느낌이다. 이전의 5년과는 확연하게 다른 5년으로 다가온다. '그때 받았던 첫 상이, 내 인생에 큰 변화를 준 것 같다'고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맙다."

-좋은 타이밍으로 수상 후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박원상 배우와의 남다른 인연과 애정을 표했는데 수상도 누구보다 기뻐했을 것 같다.
"사실 '유퀴즈 온 더 블럭' 녹화를 하고 나서 선배님을 직접 찾아뵀다. 작품 촬영장에 갔는데, 선배님은 볼 때마다 되게 좋으면서 그냥 항상 죄송하다. 내가 누구한테 연락을 잘 안 한다. 연락하는걸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말주변이 좋지도 않고, '그냥 전화 드렸습니다' 하는 것이 이상해서 전화도 잘 못한다. 근데 이번에 찾아 갔을 때도 선배님은 어제 본 후배처럼 늘 같은 모습으로 웃으면서 반겨 주셨다. 마음이…. 죄송하기도 하고 편해지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그렇더라. 내가 이렇게 있을 수 있는 처음의 사람이니까. 평생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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