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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 장례 오늘부터…청룡장 추서

입력 2021-08-04 16:38 수정 2021-08-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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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장애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실종된 고 김홍빈 대장의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3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장애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실종된 고 김홍빈 대장의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홍빈(57) 대장의 장례 절차가 오늘 시작됐습니다.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겨둔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하산하는 과정에서 해발 7900m 부근 크레바스를 통과하다 발을 헛디뎌 추락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19일 오후 4시쯤 러시아 등반대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끝내 김 대장을 끌어올리지는 못했습니다.

■ 8일까지 '산악인장'으로…영정 앞엔 '청룡장' 훈장

김 대장의 장례는 오는 8일까지 5일간 '산악인장'으로 거행됩니다. 산악인장은 산악인으로선 최고의 영예에 해당하는 장례입니다.

대한산악연맹·한국산악회·사단법인 김홍빈과 희망만들기·장애인체육회 등 인사 358명이 장례위원회를 꾸렸습니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 체육훈장 '청룡장'(1등급)이 안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 체육훈장 '청룡장'(1등급)이 안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분향소는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 1층에 마련됐습니다. 영정 속 김 대장은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앞엔 김 대장이 평소 사용했던 헬멧과 빙벽화, 등반 장비 등이 유품을 대신해 놓였습니다.

1등급 체육훈장인 '청룡장'도 영정 앞에 올려졌습니다. 청룡장은 이날 오전 분향소를 찾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추서했습니다. 김 대장은 2012년에도 거상장(3등급)을 받은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 훈장입니다.

■ "장애인·약자 배려하는 산악인이었다"

김 대장의 산악인 동료들은 그가 평소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던 인물이었다고 입 모아 말했습니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서 장례위원, 동료 산악인이 합동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서 장례위원, 동료 산악인이 합동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선규 광주산악연맹 전무이사는 "등반을 할 때나 산행을 갔을 때도 장애인들의 속도를 맞춰주시면서 항상 작은 발걸음을 하나씩 하나씩 떼셨다"며 "항상 정이 많으시고 배려하시는 부드러운 산악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피길연 광주산안연맹 회장도 김 대장에 대해 "항상 먼저 남을 생각을 하고 청소년이나 장애인, 사회적 약자 이런 분들과 항상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다"며 "14좌 완등을 하고 나서도 '김홍빈과 희망만들기'를 만들어서 계속 그런 활동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 유족 "이번이 마지막이랬는데…" 오열

김 대장의 유족과 지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김 대장을 어렸을 때부터 가까이서 봤다는 김 대장 친구의 어머니 원모씨는 "산을 갈 때마다 '가지 마라'고 하면 '한 번만 더 갔다 온다'고 그랬다"며 "이번에 갈 때도 가지 말라니까 '엄마, 한 번만 더 갔다 올게요' 그랬다"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 앞에서 유가족이 고인의 생전 모습이 상영된 전광판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 앞에서 유가족이 고인의 생전 모습이 상영된 전광판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대장의 첫째 누나 김모씨는 "이번만 갔다 오면 안 간다고 해서 조심히 갔다 오라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추운데 얼음 속에 있어서 그게 제일 한이 된다. 손은 그래갖고 얼음 속에 지금 있지 않냐"며 오열했습니다.

김 대장의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10시에 열립니다. 영결식 후 김 대장의 영정은 무등산 문빈정사 납골당에 유품인 등산 장비와 안치됩니다. 광주시는 일반 국민을 위해 온라인상에 김 대장의 추모관(https://www.gwangju.go.kr/remembrance.do)을 열어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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