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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킹덤: 아신전' 김은희 작가 "전지현에 큰절까지 해야 할 판"

입력 2021-08-03 10:40 수정 2021-08-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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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아신전' 김은희 작가'킹덤: 아신전' 김은희 작가
'킹덤 시리즈의 대표 주자' 김은희 작가가 이번에도 일을 냈다.


지난 6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킹덤: 아신전'은 80여 개국에서 톱 10에 올랐다. 쾌조의 출발을 보인 '킹덤: 아신전'은 '킹덤3'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앞서 '킹덤' 시즌1과 시즌2에서 조선을 역병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한 비극의 시작 생사초와 아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에도, 여진에도 속하지 못했던 성저야인의 배고픔과 한에 초점을 맞췄다. 성저야인 중 하나였던 아신이 가족과 이웃, 친구들을 잃고 오로지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그녀에 의해 조선에 생사초가 퍼지게 된 시작이 엔딩을 장식하며 시즌3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특히 전지현(아신)과 주지훈(이창)의 만남이 시즌3에 성사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부푼 기대감을 불러온다.

-'킹덤' 시리즈가 넷플릭스에서 주목받는 작품이라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다.


"부담은 엄청되는데 그 부담감이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쯤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래도 킹덤이잖아' 이런 얘길 하며 좀 더 고민하려고 노력한다. 좀 더 애써보자는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스토리텔링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처음 글을 시작할 때는 뭘 말하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했는데, 그게 얼마나 중요한 지 쓰면 쓸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기획의도에 맞게 나아가고 있는지, 캐릭터들이 내 자의 때문에 무너지는 건 아닌지. 결국엔 기획의도를 가장 고민하는 것 같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디렉팅을 많이 하는 편인가.

"디렉팅을 하게 되면 현장에 있는 감독님과 생각이 달라 오히려 혼선을 빚을 수 있다. 촬영 전 러프하게 얘긴 할 수 있지만 디테일한 감정이나 이런 건 배우들이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하고 촬영한다. 촬영이 끝난 후 찍을 때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 이후 이야기를 재밌게 나누는 편이다."

-김성훈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이었다.

"항상 대본 작업을 할 때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작업한다. 덕분에 우리의 목적에 맞게 더욱 잘 표현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북쪽 지역에 갈 수 없기에 그 느낌을 잘 담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가장 남쪽인 제주도에서 촬영했음에도 화면 자체가 북방 같은 느낌을 주더라.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킹덤: 아신전' 전지현'킹덤: 아신전' 전지현
'킹덤: 아신전' 전지현'킹덤: 아신전' 전지현
-전지현과 서로 팬심이 오가더라. 함께 작업하고 느낀 소감은.

"이젠 무릎이 아니라 큰절까지 올려야 할 것 같다.(웃음) 창작자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전지현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잘 어울릴 수 없었을 것이다. 벌판을 달리는 전지현 배우의 모습이 진짜 멋있었다. 아신으로 연기하면서 어쩌면 저렇게 흔들림 없이 뛸 수 있는지 '정말 극에 몰입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전지현의 분량이 적어 아쉽다는 의견이 있다.

"분량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아신의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려면 긴 세월이 필요했다. 분노와 복수에 대한 칼날이 무뎌지지 않았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아역 부분이 필요했다. 전지현 배우의 대사가 적었던 건 그간 아신에게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전지현 배우가 생사초에 대해 얘기하는 거랑 아빠를 죽이기 전 대화하는 게 대화다운 대화의 전부였다. 그런 모습을 통해 아신의 외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김시아는 어떤 배우였나.

"사실 감정도 강하고 독한 게 많아서 10대 후반 정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감독님이 오디션을 본 후 너무나 독보적인 배우가 있다고, 이 배우랑 꼭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오디션을 같이 보지는 못했지만 감독님의 결정에 따랐다. 제주도 현장에서 시아 배우를 처음 봤다. 감독님이 왜 선택했는지 알겠더라. 눈빛 자체가 너무 슬프고 깊었다. 딸보다도 어린 배우라 처음엔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많이 보호를 해줬다고 들었다. 앞으로 좋은 배우로 성장할 만한 배우인 것 같다. 아역이란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너무나 훌륭한 배우를 한 명 본 것 같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킹덤' 시리즈가 차기작인 tvN 드라마 '지리산' 섭외에도 영향을 줬나.

"사실 '킹덤: 아신전'과 '지리산'이 거의 비슷한 시기 촬영을 했다. '아신전'에서의 아신은 극도의 아픔과 한을 가지고 있다. 대사가 없어 눈빛과 몸으로 연기를 해야 했다. 아신이 정말 어두운 캐릭터였다면, '지리산'의 전지현 배우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가 자라서 레인저가 된다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겠나 싶은 캐릭터다. 햇빛 아래 광활한 배경 속 반짝반짝 빛난다. 비슷한 시기 이 두 작품을 어떻게 찍었을까 싶다. 정말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주지훈 배우는 전지현 배우 밑에 들어온 신입직원의 느낌이다. 세자 이창과는 굉장히 다른 캐릭터다. 여러 가지 면들을 볼 수 있어 즐거운 작업이었다. 둘의 케미스트리가 '킹덤' 시즌3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지리산'을 쓴 이유는.

"결국엔 사람을 살리고 싶어서 이 작품을 기획했다. 그렇게 해도 결국엔 누군가가 죽긴 죽더라.(웃음) 하지만 조금은 새로울 것이다."

-평소 작품을 구상할 때 어디서 소재를 얻나.

"사실 그게 딱 짚어서 얘기하기 힘든데 '킹덤' 같은 경우 어렸을 때부터 역사를 좋아해서 좀비물을 보다가 이 두 개를 합치면 흥미롭겠구나 싶어 붙여보게 된 것이다. 내가 봤던 책이나 기사, 영화를 엮어 조합이 되는 그런 식이다. 또 창작적인 얘길 나눌 수 있는 감독님들이나 남편 장항준 감독, 배우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길 나누는 것 자체가 좋은 것 같다. 술과 책? (웃음). 사람에 대한 관찰인 것 같다."

-'킹덤' 시리즈 외에 또 구상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게 오컬트다. 그리고 SF물을 해보고 싶다. 우주나 우주선이 나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생활이 배경이 되는 한국적인 SF물을 하고 싶다. 그쪽으로 호기심이 발동하고 있다."

-남편 장항준 감독의 예능 활약이 돋보인다.

"28세 때부터 봤으니까 24년 정도 곁에서 지켜본 것 같다. 정말 말을 맛깔나게 하는 사람이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만나면 주로 가족 이야기를 한다. 말 하나는 정말 재밌게 하는 사람인데 예능에 출연해 내 얘긴 그만했으면 좋겠다.(웃음)"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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