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태호 PDMBC 김태호 PD의 '놀면 뭐하니?'가 '무한도전'을 잇는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3년 만에 종영된 국민 예능의 빈자리를 '놀면 뭐하니?'가 채운지도 어느덧 2년. 최근 100회를 넘겼다. 하나의 '유(YOO)니버스'를 구축하며 대한민국 안방극장에 '부캐' 신드롬을 일으켰다. 유산슬·유두래곤·유르페우스·지미유·유팡·카놀라유·유야호 등으로 고정 출연자 유재석을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용해 예능적으로 풀어냈다. '무한도전'을 기반으로 했지만 최신의 트렌드와 접목시켜 '요즘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8년 동일 부문에서 수상한 이후 13년 만이다. 수상 기념으로 김태호 PD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쿄 하계올림픽 중계로 '놀면 뭐하니?'가 3주 연속 결방하며 잠시 쉬어가는 상황. 2년 만에 처음 맞는 휴식에 김태호 PD의 얼굴엔 오랜만에 여유가 묻어났다.
-다시금 수상 축하드린다. 시상식 후 '놀면 뭐하니?' 팀과 모여 회포를 풀었나. "작년에 '2020 MBC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받긴 했지만 외부에서 받은 큰 상이라 회의실에서 기쁨을 나눴다. 처음부터 프로그램을 함께한 윤혜진 PD, 장우성 PD, 김윤집 PD, 왕종석 PD, 최혜정 작가 덕분에 가능했다. 워낙 프로그램을 잘 잡아가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한 팀이다 보니 서로 의지하는 힘이 크다."
-유재석 씨와 시상식에 함께해서 더 의미가 깊었을 것 같다. "'무한도전' 이후 유재석 씨와 다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 주변의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담감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부담감은 있었지만 좀 더 새로운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는데 이러한 결과가 나와 기뻤다. 우리가 계획했던 '부캐' 시스템에 대한 방향이 잡히고 주변의 반응도 좋으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기뻤는데 프로그램 시작 6개월 만에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플랜 A가 아닌 플랜 B로 대체될 수밖에 없었다. 기획하고 그럴 때마다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받아줄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다."
-이날 수상소감 도중 백상의 '센스'를 강조했다. 유재석 씨의 수상을 예상한 멘트였나. "시상식 현장에서 계산을 해봤다. 후보들과 작품들을 쭉 보니 뭔가 느낌이 좋기도 했고, 올해가 데뷔 30주년인 해이기도 해서 유재석 씨가 받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호 PD에게 유재석이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걸 선보일 때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까지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하는 점이 연출자 입장에서 가장 걱정스럽다. '무한도전' 초창기 때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예능 캐릭터는 이래야 해'라는 틀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예능에서 못 보던 문법과 캐릭터를 투입했고 그것이 새로운 작법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유재석 씨가 큰 힘이 돼준 덕분에 기존의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걸 할 수 있었다."
MBC 김태호 PD"'놀면 뭐하니?' 같은 경우 '무한도전'의 DNA를 부정할 수는 없다. 여기에 최신의 트렌드를 엮어가며 가고 있다. '무한도전' 초창기엔 두려운 게 없었다. 뭘 해도 재밌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후발주자들이 생겼고 그 안에서 경쟁하다 보니 우리가 계획한 대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생겼다. 점차 사회와 방송환경이 바뀌면서 '무한도전'이 주는 의미나 재미가 다르게 해석되기도 했다. 고민이 많아지고 생각할 것도 많았다. 초창기엔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 해서 했던 게 많았다. 예능에서 새로운 걸 찾지만 매주 찾을 수는 없는 거니까 결과적으로 뒤로 갈수록 버거웠다. 부담이 있으면 현장도 편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끼리 멈추자고 결정했다."
-평소 트렌드는 어떻게 익히나. "워낙 볼 것들과 들을 것들, 가볼 곳들이 너무 많다.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 다 할 수 없다. 그래서 작가, 후배 PD들, 주변 사람들에게 '요즘 어디가 핫해? '핫한 게 뭐야?' 이런 걸 많이 물어본다. 클립 영상도 챙겨 본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며 알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놀면 뭐하니?'도 처음부터 정하고 시작한 게 아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확장해나갔다. 그리고 출연자가 한 명이기에 유재석 씨가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납득이 되어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뭔가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그것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 고민하고 찾게 되는 것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