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대유행의 불안 속에 '고요한 개회식'이 열렸죠. 전 세계 사람들이 이 모습을 지켜봤는데요. 일본 NHK마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대회인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자위대원들이 일장기를 게양하는 가운데 일본의 정상급 가수 미샤가 '기미가요'를 부릅니다.
군국주의 논란 끝에 1999년 국가로 제정됐습니다.
개회를 선언한 일왕은 '축하'라는 단어를 고쳐 썼습니다.
[나루히토/일왕 : 제32회 근대 올림픽 대회를 기념하며 도쿄올림픽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감염병 속 올림픽을 '축하'하긴 어렵단 판단에서입니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개회식에는 코로나19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났습니다.
'나홀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으로 공연을 시작했고, 의료진들도 성화를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텅 빈 관중석.
선수들은 관중이 아니라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소리 없는 환호를 이어갔습니다.
자국민조차 반대하는 행사이다보니 환영사도 어딘가 쓸쓸했습니다.
[하시모토 세이코/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 : 올림픽 사상 첫 연기라는 크나큰 도전 속에서 개막됩니다. 개최를 허락해 준 일본 국민에게 (감사드립니다.)]
103번째로 등장한 한국 선수단은 배구 김연경 선수와 수영 황선우 선수가 기수를 맡았습니다.
올림픽 종목을 몸으로 직접 표현하는 등 소소한 공연이 이어진 후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성화에 불을 붙이면서 결국 올림픽의 막이 올랐습니다.
일본 매체마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대회인가 의문"이라고 하는 가운데, 외신은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 일본이 파티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 경기장 밖에선 올림픽을 중단하라는 시민단체의 시위도 계속됐습니다.
처음 보는 장면이 많은 이번 올림픽은 이제 폐회식까지 무사히 치르는 게 목표가 됐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