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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소장하는 내 가수의 음원"…가요계 분 NFT 바람

입력 2021-07-24 09:02 수정 2021-07-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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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음원 또는 포토카드를 발매한 가수 '세븐, 이날치, 팔로알토, 에이스' / 각 소속사 제공.NFT 음원 또는 포토카드를 발매한 가수 '세븐, 이날치, 팔로알토, 에이스' / 각 소속사 제공.

최근 가요계에서 NFT 음원이 주목받고 있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의 줄임말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여 희소성을 갖게 된 디지털 자산을 의미힌다. NFT 음원은 고유의 식별값을 갖기 때문에 '세상에 단 한 하나밖에 없는 음원'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팬 입장에서 NFT 음원은 매력적이다. '내 가수의 작품을 나만 소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작품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다. 지난 4월 미국 가수 위켄드(The Weeknd)는 아트워크와 결합한 NFT 음원을 경매로 진행해 229만 달러(한화 약 2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로 유명한 그라임스도 지난 3월 디지털 그림을 NFT 형식으로 경매해 20분 만에 65억원을 벌었다. 이외에도 린제이 로한, 케이트 모스 등 각종 유명인사들이 NF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 7일 가수 세븐이 '모나리자'를 NFT 음원으로 발매했다. 통상적으로 음원이 발매되면 노래를 포함해 가사, 커버, 아트워크 등 앨범에 관한 정보가 알려져야 하지만 '모나리자'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해당 음원은 1인만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세븐은 '모나리자'의 영어 버전까지 NFT 음원으로 발매한다.

지난 6월 1일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래퍼 팔로알토가 NFT 음원을 발매했다. 이후 국악 퓨전밴드 이날치는 대표곡 '범 내려온다'를 NFT 음원으로 발표했고, 아이돌 그룹 에이스는 자신들의 포토 카드를 NFT 형식으로 발매했다. 선미, 어번자카파, 박원, 뱀뱀 등이 소속된 어비스컴퍼니는 지난 5월 NFT 플랫폼 디파인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아이돌 그룹 기획사 중에는 JYP엔터테테인먼트가 NF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달 30일 JYP엔터테인먼트는 "국내 1위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와 손잡고 K팝을 중심으로 한 NFT 연계 사업을 함께하는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와이스, 있지, 스트레이 키즈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을 다수 보유한 JYP엔터테인먼트가 NFT라는 신기술을 엔터 사업과 어떻게 연계해서 펼칠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 사무총장은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 가수들의 모든 것이 돈이 되는 세상이 온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음악이 과거에는 놀이공원의 놀이기구처럼 체험하는 형태의 '체험재'였다면 오늘날 NFT 기술은 디지털 콘텐트를 개인이 소장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NFT 음원이 케이팝 팬덤 문화의 성격에 특히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FT 사업은 가요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2일 '훈민정음 해례본'을 관리 중인 간송미술관은 "해례본을 NFT 형태로 100개 제작해 개당 1억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관 측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디지털 자산으로 영구 보존하는 한편 미술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국보를 NFT화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화재를 이용한 이윤 추구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936년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이라는 짧은 논문을 통해 "복제 기술의 발전으로 예술은 가장 큰 가치인 유일무이한 '아우라'를 잃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탄생하고, '나만 소장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작품'들이 속출하면서 예술계에도 없어졌던 아우라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앞으로 NFT 기술이 가요계를 비롯해 예술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지고 올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우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woo1@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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