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김모(43·구속)씨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전 포항남부경찰서장 배모 총경(직위해제)과 엄성섭 TV조선 앵커가 17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께 배 총경, 오전 10시께는 엄 앵커를 각각 소환해 그간 제기된 금품 수수 등 의혹 전반을 확인했다.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엄 앵커는 취재진에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오늘 충분히 설명했다.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소명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의 수사 상황을 저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때 어떤 이야기를 했나"를 비롯해 차량 제공과 성 접대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미리 준비된 차를 타고 귀가했다.
마찬가지로 약 8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은 배 총경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경찰 청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배 총경, 엄 앵커 등 수사기관 간부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진술을 토대로 혐의점을 확인해 5월 초 배 총경과 엄 앵커, 이모 부부장검사(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입건했다.
경찰은 이달 11일 이 부부장검사를 소환했고 13일에는 이 전 논설위원을 불러 관련 혐의를 추궁했다.
최근 입건된 중앙일간지와 종합편성채널 기자 1명씩과 금품 공여자 김씨까지 더하면 경찰 수사 대상은 현재까지 모두 7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