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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도, 김밥도 '포장'…'방역수장' 정은경 업무추진비 보니

입력 2021-07-16 11:36 수정 2021-07-16 13:02

감염 원천 차단 위해 포장해도 식사는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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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원천 차단 위해 포장해도 식사는 따로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코로나19 사태 1년 반 동안 매일같이 언론에 모습이 나오고 이름이 언급되는 우리나라의 이른바 '방역 수장'입니다. 이분들, 평소엔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는지 업무추진비가 공개되자 큰 화제가 됐습니다.

5명이 도넛 5000원어치 결제 내역도

정은경 청장은 지난달 업무 추진비로 399만5400원을 썼습니다. 언뜻 많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같이 먹은 사람을 세보니 251명입니다. 1인당 1만6000원이 쓰인 셈입니다. 식사를 32회 했으니 한 번에 7명 정도씩같이 먹은 것인데요. 대부분이 업무 회의를 전후해서 함께 먹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6월 16일엔 국회 출석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정 청장이 서울역 안의 제과점에서 도넛 5000원어치를 구매한 내역이 나옵니다. 함께 한 사람이 5명. 인당 1000원짜리 1개씩만 사 먹은 겁니다.

정은경 청장의 6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질별관리청 제공〉정은경 청장의 6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질별관리청 제공〉
물론 매끼를 도시락으로 해결한 것은 아닙니다. 한정식집이나 초밥집도 갔습니다. 그런데 이 때도 3만 원은 넘기지 않았습니다. 1인당 가장 비싸게 먹은 음식은 6월 18일, 회의 후 11명이 한정식집에서 28만5000원을 쓴 겁니다. 1인당 2만5900원꼴입니다.

이른바 '김영란법'이 정한 한도의 절반밖에 쓰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모든 식사를 '포장'해서 먹었다는 것도 눈길을 끕니다. '본도시락', '한솥도시락', '김밥타운' 등 이름만 들어도 메뉴가 떠오르는 익숙한 식당들도 보입니다. 정 청장이 이렇게 음식을 포장해서 먹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몸에 밴 습관입니다. 포장을 해와서도 식사는 따로 한다고 합니다. 한순간 방심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방역 수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입니다.

혹시나 6월만 조금 쓴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3개월 치를 봤습니다. 4월과 5월 역시 모든 메뉴는 포장이었습니다. 5월은 25차례 362만 원, 회의가 많았던 4월엔 40차례 580만 원을 썼습니다. 내역은 모두 비슷비슷합니다.

브리핑을 하고 있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브리핑을 하고 있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 권준욱, 6월 업무추진비 15만9000원 사용

혹시 정은경 청장이 '특별 케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권준욱 국립보건원장의 내역도 살펴봤습니다. 이름은 생소할 수 있지만, 방대본 브리핑을 통해 자주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얼굴은 익숙하실 겁니다.

그런데 권 원장은 6월에 쓴 업무추진비가 다 합쳐서 15만9000원입니다. 그나마도 고속도로 휴게소와 KTX 오송역에서 썼습니다.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따스한 봄날에'라는 카페에서 무려(?) 8만 7000원을 쏜 게 가장 큰 액수였습니다.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방역 수장'만 공개되는 것도 아니고 또 특정한 달에만 알려지는 것도 아닙니다. 각 부처 홈페이지에 매달 사용내역이 올라옵니다. 4차 대유행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두가 힘든 시점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방역 수장'의 '짠 내 나는' 업무 추진비. 여준성 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방역 당국에 힘내라는 격려 한마디씩 부탁드린다. 최선을 다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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