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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한강 막았더니 아파트 놀이터에 숨은 음주족들

입력 2021-07-10 19:19 수정 2021-07-1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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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리두기 4단계를 앞두고, 보는 눈이 많은 한강변은 사람이 좀 줄었습니다. 그런데 한강을 막으니까 강변 아파트 단지가 몸살입니다. 심지어 오늘(10일) 새벽까지 술자리가 이어진 곳도 있었는데요.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지금은 금요일 저녁 8시입니다. 아직 아주 어둡지는 않습니다.

후텁지근한 날씨를 강바람에 날리려는 사람들이 벌써 한강공원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은 금집니다.

거리두기 4단계 적용 때문인데요.

그 전 마지막 주말 저녁입니다.

지금부터 내일 새벽까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곳곳을 다니며 확인해보겠습니다.

공원에는 금세 땅거미가 깔립니다.

잔디밭을 꽉 채운 돗자리 그 위는 이미 술이 점령했습니다.

밤 10시. 서울시 공무원과 경찰이 투입됩니다.

곧바로 단속이 시작됩니다.

[실례합니다. 소주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과태료는 10만원이고요.]

맞서는 방법도 가지가집니다.

[무알코올(맥주)이에요. 무알코올요.]

[(이거 맥주 아니에요?) 맞는데. 10시 이후에 (술) 안 마셨어요.]

아예 와인과 잔을 챙겨온 사람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어제 제가 들어와서요. (법을 몰랐어요.)]

명백한 법위반인데 단속이 말처럼 쉽진 않습니다.

[(신분증 주세요.) 없어요. 안 가져왔어요. (선생님 신분증 주세요.) 없다니까요.]

[함기철/서울시 단속 공무원 : 신분증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단속 못 해요. 그런데 저희한테 주질 않아.]

한창 술자리를 갖다 단속반을 보고 자리를 정리하는 사람들.

이들이 따라가봤더니 공원 인근 아파트 단집니다.

주차장 사이 놀이터에서 2차 술자리를 갖는 겁니다.

[저희는 처음 여기 와봤는데 별로 사람이 없어가지고…(술자리) 정리할게요.]

놀이터 술판은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한강공원 입구에서 약 50m 나왔습니다.

여기는 아파트 단지 옆 어린이 놀이텁니다.

제가 조금 늦게 도착한 것 같죠. 이미 취객들이 한바탕 휩쓸고 간 흔적이 보이네요.

담배꽁초도 보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낮에는 아이들이 뛰어놀았을 놀이기구에도 맥주캔들이 보입니다.

날이 밝아 아이들이 이 모습을 보면 매우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놀이터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의 한 유흥가 바로 옆 대학 캠퍼습니다.

지금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주변이 조용합니다.

여기 호수가 있고요.

앉을 자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곳은 통제돼 잇습니다.

지금 어떤 소리가 들리는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이곳 말고 다른 곳에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캠퍼스 안 음주는 불법입니다.

취재진임을 밝히고 이를 알렸습니다.

[왜 안 돼요? 굳이 사장님이 이러실 필요는 없잖아요. 죄송해요… 아, 사장님한테 죄송할 필요는 없는데…]

숨가쁘게 지난 금요일 밤. 한강공원을 다시 가봤습니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사람들.

이들을 떠나게 만든건 단속이 아닌 새벽에 쏟아진 굵은 소나기였습니다.

개인으로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결국 이런 행동이 대유행으로 이어졌단 사실.

지금 우리가 체감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 즐거운 주말. 몇주만 참으면 곧 떳떳하게 술 마실 수 있는 저녁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까요.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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