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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 6명 체포·7명 사살|아침& 세계

입력 2021-07-09 08:48 수정 2021-07-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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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암살 용의자 6명이 체포됐고 7명이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확한 암살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 프랭스 외곽에 위치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사저입니다. 바닥과 벽 곳곳에 수발의 총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7일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은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모이즈 대통령은 모두 12발의 총탄을 맞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함께 있었던 대통령의 부인도 총상을 입고 미국 플로리다 주의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일단 큰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암살 용의자들 상당수를 사살 하거나 체포했으며 계속해서 잔당을 뒤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의자의 신원이나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가 포함돼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미국 당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범행 당시 인근 주민이 찍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대통령 사저 앞에 소총을 든 암살범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들은 스페인어와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면서 미국 마약 단속국의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암살범들이 미국 마약 단속국을 사칭한 것이고 그들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즉각 부인했습니다. 암살범들의 영상과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 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입니다. 모두 물러나세요.]

[네드 프라이스/미국 국무부 대변인 : 아이티 대사도 일축한 것처럼 (미국 연루) 보도는 완전한 거짓입니다.]

아이티 당국은 외국 용병이나 전문 킬러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데 미국과의 연관성보다는 아이티 내부의 정국 혼란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2015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부정 선거 논란으로 2017년 뒤늦게 취임했습니다. 취임 이후에도 임기를 놓고 야권과 강하게 충돌했습니다. 반정부 시위도 갈수록 격화됐습니다. 그리고 오는 9월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됐습니다. 정국 혼란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을 누가 이어받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일단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조제프 총리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클로드 조제프/아이티 임시총리 : 침착하십시오. 국가의 안전은 잘 통제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의 원동력으로 서로 화합하고 함께 전진합시다.]

사저에서 대통령이 암살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극도의 정국 불안에 빠진 아이티의 상황,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암살 배후·이유 '오리무중'…내부 정국 불안 관련성?

    먼저 운명을 달리한 모이즈 대통령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상에서도 확인했듯이 암살 용의자와 관련해 아이티 당국은 용의자 7명이 경찰과의 총격에서 사망했고 나머지 6명은 체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모이즈 대통령을 살해한 용의자들은 불어 및 현지어인 크레올어가 아닌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 용병으로 보고 있는데요. 특히 범야권 등 수많은 아이티인들이 모이즈 대통령의 탄핵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아이티는 모두가 암살자다 이런 자조섞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요. 이는 이번 암살 사건의 배경에는 아이티의 고질적인 폭력과 범죄 그리고 가난 등 총체적인 사회적 문제에서부터 찾아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암살 배후자들과 관련된 전말은 추후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대통령직 승계 불투명…아이티 정국 혼란 불가피?

    네 그렇습니다. 2주간의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조제프 임시총리가 아이티의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먼저 한 번 살펴보아야 할 것이 왜 지금 대통령이 살해되었는가 입니다. 정치적으로 가장 공백인 상황 가운데 대통령이 암살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헌법상 대통령 승계자인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이 코로나19로 지난달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두번째로 모이즈 대통령 시해 사건 24시간 여전에 신경외과 의사이며 내무부장관 출신인 아리엘 앙리가 지명되며 차기 총리직 수행 직전이었습니다. 아울러 지난 1년 이상 국회가 파행되며 실질적으로 대통령령으로만 국정이 운영되었는데요. 이처럼 정치적 불안정 속에 AP 등 해외언론은 조제프 임시총리와 대통령 시해 직전 임명된 앙리 신임 총리 간에 총리직과 관련된 정치적 해석에 이견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제프 임시 총리 및 앙리 신임 총리간의 정치적 결단과 적극성이 중요한 관건으로 보이는데요. 한편 상원의원 10명 만이 임기가 현재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이 가운데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이 임시 대통령으로 국정을 맡아 운영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 미 "9월 대선 그대로" 입장…아이티 정국은?

    네 그렇습니다. 지난 1804년 흑인 혁명으로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이래 아이티 역사는 정치적 폭력, 독재 그리고 반정부 시위 등이 끊임없이 이뤄져 왔습니다. 말씀하셨듯이 100여년 전인 1915년에도 아이티 당시 빌브룬 기욤 샘 대통령이 폭도들에 의해 살해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이티 내에 주둔하고 있던 미 해병대가 국정 안정을 빌미로 아이티를 점령하며 1934년까지 무려 20여년 간 아이티를 통치하기도 했었습니다. 더불어 뒤발리에 부자 세습 독재 정치 이후 아이티의 정국 안정을 빌미로 미국의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각각 미 해병대를 아이티에 파견하는 등 미국이 아이티에 지속적인 개입과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현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아이티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대응 만이 아닌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아마 투트랙으로 접근할 것 같습니다. 양자 외교로 현 상황의 안정화 추구 그리고 역내 기구 OAS(미주기구) 등 국제 기구를 통한 다자 접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UN 등 국제사회는 R2P((responsibility to protect·UN의 시민 보호 책임 원칙)라는 국제사회의 규범적 접근이 전개될 가능성이 보이는데요. 9월 대선 실현 여부 등 총체적인 안정화와 관련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티 국민들의 자발적인 안정화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요구됩니다.


계엄령이 선포된 된 후 아이티 전역에 이동 제한 명령이 내려졌고, 곳곳에 군대가 배치됐습니다. 민간 법원은 군사 법원으로 전환됐고 국제공항은 폐쇄된 상태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티 국민들이 공포에 떨며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빈곤, 치안 악화에 시달려온 아이티 국민들, 이제는 극도의 정국 불안까지 겪으면서 그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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