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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대깨문' 발언 후폭풍…"당 대표가 최대 리스크"

입력 2021-07-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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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여권 내에선 금기시 되던 '대깨문'이란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정세균 후보를 비롯해 당내 반발이 쏟아졌는데요. 이 소식과 함께 어제(5일) 있었던 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마케팅을 하려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하죠. 일단은 의외성이 있어야 눈길을 끌 수 있을 거고요, 정확한 소비자 층을 공략해야겠죠. 물론 물건의 품질도 좋아야 할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을 책임지는 송영길 대표, 관훈 클럽 토론회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요. 공식석상에선 잘 들을 수 없었던 단어를 꺼냈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구는 되고, 안 된다' '누가 되면 차라리 야당이 되겠다'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도 없고 제대로 성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된다…]

'대깨문'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인데요, 최근엔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송 대표의 이 발언은, 이른바 '친문' 세력이 이재명 지사를 견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정동영이 되는 것보다 이명박 되는 게 낫다'라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500만 표차라는 압도적인 차로 이명박이 승리하고 정동영이 떨어졌습니다. 후보가. 그 결과 어땠습니까. 철저한 검찰의 보복으로 결국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게 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송 대표의 발언에 내부 비판이 빗발쳤습니다. 당내 게시판에 반박글이 쏟아졌고요. 대선 주자들의 비판도 있었습니다. 과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일부 당원들에게 돌리고, 당원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썼다는 겁니다. 대표로서 신중해달라고 했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송 대표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오늘 '대표가 가장 큰 리스크다' 이런 거센 발언까지도 나와서요.) 대표는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조심스럽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좀 더 강경했는데요. '눈과 귀가 의심스럽다'면서 "이유불문하고 사과부터 하라"고 했습니다. 당의 통합을 위한단 명분으로, 오히려 통합을 해치고 있단 겁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원들을 다 잘 아우르고 또 특정 당원들을 그 공격하거나 또 아니면 또 옹호하거나 이런 것보다는 그야말로 다 포용하는 그런 그 아버지 같은 자세가 필요하거든요.]

두 사람의 주장에는 송 대표가 특정 주자, 이재명 지사에게 우호적이라는 판단도 깔렸습니다. 당내 경선 관리를 공정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송 대표를 압박했는데요.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죠, 최재성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라고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기 때를 거론하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감탄고토'라는 표현도 썼는데 이런 말도 했습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음성대역) : 대표가 당원 탓하고, 전 장관 탓하고, 대통령 탓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할 거라면 대표가 아닌 처지에서 하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송 대표, '대깨문' 표현이 논란이 되자 '지지자들이 스스로 만든 용어'라고 반박했습니다. "특정인을 배제하지 말고 다 하나가 되자는 뜻"이라고도 했는데요. 실제, 지난 대선에서 이 '대깨문'이라는 용어,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도 직접 말한 적이 있죠. '대깨문'도 좋지만 '투대문'이 돼달라고 연설했습니다.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2017년 4월 29일) : 여기 대깨문, 대깨문. 투표해야 문재인이 대통령이다! 맞습니까! (투대문! 투대문!)]

최근엔 '김경율 회계사' 논란도 있었죠. 송 대표 체제에서 '조국 흑서'의 저자 김 회계사를 대선 주자 면접관으로 앉히려 한 데 대한 비판입니다. 역시 일부 대선 주자들의 지도부 사과, 경선 기획단 사퇴 주장이 나왔는데요. 경선에서 표를 가진 '당원'에 구애하고 있는 대선 주자들과, '본선 경쟁력'에 중점을 둔 송영길 대표 타게팅 목표가 다르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차피 이제 본선에 가면 상대 당 후보에서, 후보가 그거보다 훨씬 더 신랄하게 정말 속되게 말씀드리면 후벼팔 겁니다. 정말 아픈 질문을. 그런데 그걸 미리 국민 눈높이에서. (예방주사.) 예, 미리 하는 거죠. 그런데 그 화자를, 그 질문하는 사람을 뻔한 사람이 아닌 정말 상징성 있는 분이 하면 국민들 보시기에 어? 민주당이 저런 것도 하네.]

흥행을 위한 '의외성'을 강조하다보면, 자칫 '선정성'으로 흐르는 경우도 있겠죠. 어제 JTBC가 중계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재명 지사, 여배우 스캔들 질문을 또 받았죠.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정세균/후보 :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스캔들에 대해서. 그런데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합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재명/후보 : 제가 혹시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정세균/후보 : 그거하고는 다른…]

[이재명/후보 :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정세균/후보 : 아니, 이제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도록 말씀을 하시라는 거죠.]

저도 어제 토론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는데, 이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나훈아/가수 : 제가 지금부터 이 위에 올라가서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로 제가 하겠습니다. 자, 여러분들 중에서 대표로 얘기해 주십시오. 제가 내려서 5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니면 믿으시겠습니까? (믿습니다!)]

'사생활' 논란을 어디까지 검증해야 하는 건지, 오늘도 양측 입장은 엇갈렸는데요. 이 지사의 발언은 3년 전 직접 병원을 찾아서 검증받았던 경험을 얘기한 듯 합니다. 본선 대비 차원에서 백신을 맞겠다면서도 "백신맞다가 병에 걸릴 것 같다" "마녀 사냥을 당하는 기분"이라고 했는데요.

[이재명/경기지사 : '당신 마녀지!' 이렇게 얘기했는데 '아닌데요' 그랬더니 '마녀 아닌 거 증명해봐!' 그래서, '어떻게 증명합니까?' 그래서 마녀사냥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기도 했는데 뭐, 그것도 경쟁의 한 부분으로 제가 다 수용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정 전 총리는, 국민들은 아직 정확한 진실을 모른다며, 성실한 답변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미 소명이 됐다, 라는 게 이재명 후보의 판단인 것 같은데…) 저도 자세히 모르는데 국민들은 잘 모르시잖아요. 그런데 전날 면접관의 그런 지적에 대해서 답변을 안 했단 말이죠. 성실하게 답변하면 되지 그걸 뭐 그렇게 조금 제가 당황스러울 정도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저로서는 좀 의외였습니다.]

결국 판단은 유권자, 정회원님들의 몫일 듯 합니다. 이번엔 '의외성'을 보여준 또다른 사람 얘깁니다. 대선 주자들의 '품질'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회, 이재명 대 반 이재명 구도를 보이고 있단 말씀 여러차례 드렸죠. 이재명 지사가 트레이드 마크 '기본소득'이 1호 공약이 아니라고 하자, 다른 주자들의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에 의외의 지원군이 나타났는데요. 바로 추미애 전 장관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2월 7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가 직접 올리셨잖아요, 그것도 길게. 그걸 보고 많은 국민들이 희망을 가진 거예요. 아, 이재명 후보가,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이야 이거 대한민국이 월 4만원씩이라도 좋으니까 오겠구나' '8만원씩이라도 오겠구나' 그런데 이제 와서 아니다, 모르는 일이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지금 당장 대통령도 아닌데, 어떻게 하겠어요?]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재명 후보님은 했던 말도 지금 뒤집으니까 국민들이 할 말이 없잖습니까. 우리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거짓말하는 정치인이고요, 그다음에 말 바꾸는 정치인이고요, 카멜레온 정치인은 제일 싫어합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우리 박용진 후보께서 윤석열을 가지고 가서 우리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말을 뒤집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 윤석열 후보를 가지고 와서 우리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원팀으로 가는 데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지사는 추 전 장관에게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 추미애 후보님 지원해 주셔서 각별히 감사드립니다. 기본소득은 반드시 도입해야 될 아주 핵심적인 중요 정책입니다. 다만 순서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게 있다, 이 말씀이니까 그 얘기로 좀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추미애 전 장관, 당내 강성 지지층 '친문'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했죠.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한 '꿩 잡는 매'를 자처하면서, 당내 선두 주자인 이 지사와도 각을 세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행보를 보인 겁니다. 앞서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도 박용진 의원과 함께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줬죠. 결선 투표 룰 까지 있는만큼, 경선 막바지로 갈 수록 이재명 대 반 이재명 구도가 더 선명해질 거란 예측이 많았는데, 독자노선을 걷는 추미애, 박용진 후보라는 변수가 생긴 셈입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 대신 오히려 여권 내 2위 후보, 이낙연 전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이낙연 후보님께 묻겠습니다. 어제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 총리로서는 반대를 하셨다, 라고 하셨고요. 그리고 대통령께서는 임명을 강행하셨다면 혹시 그 당시에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했다, 라고 여기셨나요?]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그렇지 않습니다. 토론 과정에서는 개인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지만 의견이 모아져서 결론이 나면 그걸 수용했습니다. ]

민주당 대선 경선 소식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대깨문·바지' 논란, 민주당 경선 격화…이재명 지원한 추미애 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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