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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美포드함보다 '더 크게'… 中항모 사이즈 집착증?

입력 2021-07-06 06:30 수정 2021-07-06 11:20

함재기 크기 못 줄이고 격납고도 작아
출격 횟수 늘리려면 크게 만들 수밖에

포드함에만 적용된 전자기식 사출 도입
육상 실험 성공했지만 바다에선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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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재기 크기 못 줄이고 격납고도 작아
출격 횟수 늘리려면 크게 만들 수밖에

포드함에만 적용된 전자기식 사출 도입
육상 실험 성공했지만 바다에선 미지수

003형 항모 개념도 〈사진=신랑망 캡처〉003형 항모 개념도 〈사진=신랑망 캡처〉
중국이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는 3번 항모(Type 003형)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선체 조립 작업이 한창인 003형에 아일랜드(함교)가 설치된 모습이 외부에 공개됐습니다. 이 항모는 중국 최초의 사출기 탑재 정규 항모로 8만톤급 이상 슈퍼 캐리어입니다. 덩치만 놓고 보면 미 해군의 최첨단 항모 제럴드 R. 포드급에 연출만 합니다. 전장이 320m, 폭은 81m까지 추정된다고 하니까요.

아래 사진을 함께 보실까요.

중국의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다는 003형 항모. 하얀색 함교(아일랜드)가 설치되는 등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공의 여객기에서 승객이 찍었다.〈사진=트위터 캡처〉중국의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다는 003형 항모. 하얀색 함교(아일랜드)가 설치되는 등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공의 여객기에서 승객이 찍었다.〈사진=트위터 캡처〉

이 항모를 건조하고 있는 장난조선소 상공을 통과하는 여객기에서 한 승객이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볼 때 함교가 정위치에 장착됐고 선저 모듈은 이미 조립이 끝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제 항모의 핵심인 비행갑판 설치가 임박한 듯합니다.

비행갑판에서 주목할 점은 사출장치입니다. 미 해군의 최첨단 항모 제럴드 R. 포드급에만 탑재된 전자기식 사출기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활주로도 배의 머릿 부분에 2개 중간에 1개씩 모두 3개가 설계됐으며 각각 전자기식 사출기를 적용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미군에서도 포드급 아래 니미츠급에선 증기식 사출기를 채택했고 포드급에 이르러서야 전자기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과연 중국이 곧바로 전자기식 사출로 점프를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 中 10개 이상 항모전투단 구성 야심, 003형이 성패 가늠 첫 단추

중국 밀리터리 매체들에 따르면 육상 시험장에서는 이 전자기식 사출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하는데 해상에서 그것도 빠르게 움직이는 함상에서 동일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중평입니다. 이 때문에 보험 삼아 증기식 사출 방식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2050년까지 10개 이상의 항모전투단을 운용한다는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그 성패를 가늠하는 첫 단추가 003형 항모일 겁니다.

003형은 2023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급하게 만들고 있는데 과연 성능이 뒷받침 될 수 있을지 정말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항모 건조 경험이 많은 미국·영국·프랑스도 숱한 착오를 겪었을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항모들. 랴오닝호(맨 왼쪽)와 산둥호(가운데). 한창 건조 중인 003형은 육안으로도 두 항모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위챗 캡처〉중국의 항모들. 랴오닝호(맨 왼쪽)와 산둥호(가운데). 한창 건조 중인 003형은 육안으로도 두 항모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위챗 캡처〉

002형인 산둥함은 최근 갑판에 큰 크랙(균열)이 발생했습니다. 이 자리는 함재기들이 이함하는 공간인데 제트기류가 갑판을 덮치자 내열처리가 안 된 갑판이 녹아내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산둥함은 첫 시험 항해 때 함교 조타실 천정이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고로 부실시공을 쌍으로 증명하고 말았습니다.

중국의 2번 항모 산둥호. 이함 자리에 균열이 생긴 모습이 확연하게 식별할 수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중국의 2번 항모 산둥호. 이함 자리에 균열이 생긴 모습이 확연하게 식별할 수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중국 해군은 근해방어형에서 원양방위형으로 해상전력 구성을 바꾸고 있습니다. 2019 중국 국방백서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중국 해군은 전·평시 전략적 우위를 선점, 대(對)미국 억제능력 강화, 해외 국익 보호 및 활동범위 확대라는 해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항모, 구축함 및 잠수함 등을 확보해 해군력 현대화를 추진한다.”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의 훈련 장면. 활주로의 넓이만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같다. 〈사진=영국 해군〉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의 훈련 장면. 활주로의 넓이만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같다. 〈사진=영국 해군〉

목표는 10개가 넘는 항모전단입니다. 핵잠수함을 앞에 세우고 좌우에 이지스 구축함과 미사일함 등 호위함을 거느린 대형 전력입니다. 전시도 아닌데 이렇게 단기간에 대규모 전력 증강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뭔가에 쫓겨 허둥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청 말기 리훙장이 주도해서 만든 북양함대에는 철갑으로 선체를 두른 당시 최신예 전함들이 편성되었으나 해상에서 벌어진 청일전쟁에서 모두 수장됐던 과거가 떠오릅니다.

청의 주력함 '정원'과 '진원'은 7000톤이 넘는 당시 아시아 최대 전함이었습니다. 반면 일본의 주력함은 4000톤급이었고 화력 면에서도 청이 앞서 있었지만 운용과 전술에서 한 수 위였던 일본 해군에 모두 수장됐지 않습니까.

미 해군 USS 머스틴함의 함장과 부함장이 선상에서 중국 랴오닝 항공모함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미 해군 제공〉미 해군 USS 머스틴함의 함장과 부함장이 선상에서 중국 랴오닝 항공모함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미 해군 제공〉

우리 군의 항모 도입 타당성 검토 과정에 참가했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연구원은 “003형은 함재기가 크고 격납고 공간이 작아 '소티(sortie·항공기 출격 횟수)' 생성률이 포드급의 25% 밖에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공간 효율성이 낮아 많은 함재기를 싣지 못하니 소티 생성률이 낮을 수밖에요. 덩치는 포드급과 비슷한데 띄울 수 있는 함재기 수가 반의 반도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덩치와 물량에 급급한 중국 해군의 조급증이 낳은 웃지 못할 전력 증강입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얼마 만큼의 성능을 시현할지 여부와 별개로 바다에 띄워놓고 무력 시위할 때는 효과적일 겁니다. 정말 그걸 노리고 있는 걸까요.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움직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군이 '경항공모함 세미나'에서 공개한 경항모 전투단 개념도 〈사진=해군 제공〉해군이 '경항공모함 세미나'에서 공개한 경항모 전투단 개념도 〈사진=해군 제공〉
경항모와 중항모, 핵잠수함 등 중국의 의도에 대응할 수 있는 해상 전력화 구상이 탁상공론을 벌일 여유가 없는 현실입니다. 중국의 물량 공세가 가시화되어가고 있는 이상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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