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야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정면충돌했습니다. 역사 인식을 두고서입니다.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윤 전 총장이 "용납할 수 없는 역사왜곡"이라며 비판하자, 이 지사도 "구태 색깔 공세"라며 맞받았습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재명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은 지난 1일 출마 선언 뒤 고향인 안동을 찾아 한 겁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1일) :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하고 합작을 해 가지고 그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습니까.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해서…]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서 숨진 이육사 시인에 대해 충분한 역사적 평가와 보상이 없었다며 한 말입니다.
이 발언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이 "역사왜곡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한다",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언행"이라고 쓴 겁니다.
윤 전 총장이 이 지사를 강하게 비판한 건 처음입니다.
장모의 구속 등 잇따른 악재 속에서 이 지사에 대한 이념 공세로 반전을 모색한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 지사도 곧바로 맞받았습니다.
윤 전 총장의 비판을 '구태 색깔 공세'로 규정하며 안타깝다고 한 겁니다.
이승만, 김대중 대통령도 점령군이란 표현을 썼다며, 해방 직후 미군과 한국 전후 미군을 동일시한 건 오류라고도 썼습니다.
여야의 다른 주자들도 논쟁에 가세했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반미, 반일의 나라를 세우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여권의 양승조 충남지사는 윤 전 총장이 정치적 위기 모면에 급급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여론조사 1, 2위를 다투는 대선주자들이 역사문제에서 맞붙으면서 진영 간의 해묵은 공방만 불러올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