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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입력 2021-07-04 17:08 수정 2021-07-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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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 2021년 마블 첫 영화 '블랙 위도우' 리뷰

| '아이언맨2' 첫 등장 후 11년간 어벤져스 멤버로 활약한 블랙 위도우 첫 솔로무비
| 스칼렛 요한슨 제작 참여 유종의 미…플로렌스 퓨 차기 활약 예고
 

출연: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레이첼 와이즈, 데이비드 하버

감독: 케이트 쇼트랜드

장르: 액션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4분

한줄평: 죽어도 못 보내

팝콘지수: ●●●◐○

개봉: 7월 7일 오후 5시

줄거리: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의 숨겨진 음모를 막기 위해 진실을 마주하고 모든 것을 바꿀 선택을 하게되는 이야기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영화 '블랙 위도우'는 설레이는 감동과 아쉬운 먹먹함이 공존한다.

'블랙 위도우'에 대한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뜨겁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를 피하지 못한 마블이 2년만에 내놓는 신작이자, 블랙 위도우 첫 등장 후 11년 만에 선보이게 된 첫 솔로무비, '캡틴 마블'에 이어 마블의 두번째 헤로인 솔로 무비로 주목도를 높인다.

'아이언맨2'(2010)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블랙 위도우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까지 7편의 시리즈에서 어벤져스의 원년 멤버로 활약하며 초능력은 없지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낼 수 있는 최고의 능력치를 뽐내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 알려지지 않은 블랙 위도우의 사연을 다룬다. 블랙 위도우로 11년을 함께 한 스칼렛 요한슨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모든 과정을 "자부심"으로 정리했다.

블랙 위도우의 과거, 마블의 미래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한가득인 '마블' 과도기의 중심에서 치열했던 10여 년을 함께 한 블랙 위도우는 10여 년간 진취적으로 성장했고, 진정한 홀로서기가 된 '블랙 위도우'를 통해 단순한 영화 속 캐릭터를 넘어 잘 버티고 싸워 온 이 시대 모든 여성들을 응원한다.

'블랙 위도우'는 베일에 감춰졌던 블랙 위도우의 모든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블랙 위도우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새롭게 알린다. 마블 영화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주인공, 가족, 비밀, 빌런 키워드는 '블랙 위도우'에서도 예외없이 활용된다. 보는 맛이 출중하다.

그간 블랙 위도우는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나타샤 로마노프로 대변됐지만, 엄밀히 설명하면 스파이 양성 기관 레드룸에서 만들어진 여성 인간병기를 통칭한다. 레드룸에서 성장한 나타샤 로마노프는 제 과거를 숨기고 연결고리를 끊어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블랙 위도우'에서는 감추고자 했던 레드룸의 스파이 시절 겪은 트라우마들과 과거 행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벤져스'에서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가 언급했던 '부다페스트 사건'이 '블랙 위도우'의 출발점이다.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블랙 위도우'를 구성하는 캐릭터는 나타샤 로마노프를 비롯해 레드룸 최정예 킬러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레드룸 전략가 멜리나 보스토코프(레이첼 와이즈), 최고의 러시아 슈퍼솔져 레드 가디언(데이빗 하버)이다.

이들이 맞서야 할 빌런은 태스크마스터, 그리고 레드룸 그 자체다. 가면을 쓰고 활동해 그 실체가 누군지 알 수 없는 태스크마스터는 한 번 싸운 적의 액션 스타일을 그대로 복사해 폭발적인 힘을 갖는다. 레드룸은 지구상에서 사라져 마땅한 존재다.

'시빌 워' 이후 해체된 어벤져스를 떠나 은신처로 몸을 숨긴 나타샤 로마노프는 그 곳에서 옐레나 벨로바를 만나게 되고, 블랙 위도우의 전쟁을 시작한다. 소소한 유머와 사람냄새, 애정의 불씨가 액션물 '블랙 위도우'에 드라마를 더한다.

무엇보다 영화 팬들은 이미 블랙 위도우와 이별을 경험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왜 스스로를 희생했는지, 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블랙 위도우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지언정, 새 위도우를 맞이해야 하는 팬들의 심정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대의 변화를 영민하게 놓치지 않으려는 디즈니, 그리고 마블은 메가 히트 시리즈물을 통해 꾸준히 여성 히어로들을 히어로답게 소개했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블랙 위도우'는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을 정도의 결과물이다.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물론 조금 더 나아졌을 뿐, 현재가 만족스럽다는 뜻은 아니다. '블랙 위도우' 역시 블랙 위도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를 그리며 여성의 힘을 앞세우려 노력한다. 자아를 일깨우는 과정, 진화와 성장의 단계도 세심하게 접근한다.

원래도 대단했을 존재들이 제 능력치를 온전히 발휘하게 됐을 때, 세상은 뒤집어지는 것이 아니라 늦게나마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블랙 위도우'는 히어로의 일대기를 단순 나열하는 것이 아닌, 여성 감독과 여성 배우들이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높인다.

'블랙 위도우'는 아무것도 모르는 핏덩이 시절 사실상 납치돼 키워진 레드룸 소녀들의 전사를 상세하게 전한다. 세뇌는 기본, 죽고 죽이는 훈련에서 살아 남으면 자궁 적출까지 시키며 인간병기로 재구성해 각국의 비밀 요원으로 활약케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자의는 아니다. 레드룸 수장 드레이코프 손가락 하나에 조종 당하는 젊은 여성들의 존재는 애처로움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낸다. 복수가 통쾌하면서도 슬프고, 내 손으로 처음 직접 구매해 본 군용조끼에 대한 설레임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고, 화이트 위도우가 감개무량한 이유다.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여성의 진화' 유종의 미 '블랙 위도우' 새로운 시작

영화적 재미로 담아낸 액션들은 너무나도 흔히, 익숙해서 감흥이 없을 정도로 봐 왔던 남성 액션물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타격감을 자랑한다. 안하는 것이 있을 뿐 못하는 것은 없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액션은 성별을 떠나 MCU 최고 액션물이라 자신할만 하다.

다만 어벤져스 원년 멤버답게 또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의 등장을 혹시라도 기대했을 팬들은 이번 영화만큼은 '블랙 위도우 팀'으로 만족해야 한다. 나타샤 로마노프에 대한 헌정만큼 옐레나 벨로바의 차기 블랙 위도우 소개를 예상보다 더 힘있게 다룬 점도 눈에 띈다.

마지막 쿠키 영상은 모든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 나온다. 본편의 엔딩이자, 새 시리즈의 예고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마블 영화 쿠키 영상 특유의 목적을 120% 담아 반가우면서도 씁쓸하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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