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사와 언론인, 경찰 등에게 금품을 뿌린 김 회장의 회사는 유령업체였습니다. 김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1억 원대 사기꾼이 시간과 인맥을 더하면서 100억 원대 사기꾼으로 덩치를 키웠습니다. 있지도 않은 '다문화 단체의 임원'을 사칭했고, 유력 정치인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상도 받았습니다.
공다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년 전 한 시상식입니다.
유명 정치인들까지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다문화 봉사대상을 받았습니다.
다문화와 관련해선 한국 다문화협회 대구경북 후원회장으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후원회는 없습니다.
[협회 관계자 : 대구·경북? 없어요. (허가를) 해줄 수 있는데 해주지 않았어요. 우리하고 관계되는 협회가 아니에요. ]
이런 식으로 신분을 속인 건 이미 10여 년 전부터입니다.
법률사무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무장이라고 속인 뒤 개인 파산을 도와준다며 속여 돈을 챙겼습니다.
[당시 사기 피해자 지인 : 당할 수밖에 없는 게 변호사 사무실 내서 직접 갔는데 사무장들도 있고 경리들도 있고. 나중에 사건 터지고 그 사람들 만나 보니 다 일용직들이더라고요.]
이렇게 몇몇 사기로 1억 원을 벌었습니다.
그 뒤 7년 간 도망을 다녔지만 결국 2016년 징역 2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특별사면으로 1년 만에 나왔습니다.
조용히 지낸 건 넉 달 2017년 포항 구룡포에서 다시 사기를 칩니다.
천억 원대 유산을 받은 수산업자로 속여 오징어 사업을 미끼로 116억 원을 챙긴 겁니다.
지난 3월 속은 걸 안 피해자들이 업체 주소지를 찾아가 봤지만 시골집이었습니다.
[인근 주민 : OOOO이 어디냐고 온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돈 받으러 왔지. 보니까 실체가 있나. 뒤로 나자빠졌겠지, 손을 덜덜덜 떨면서. 돈을 몇십억을 준 사람인데.]
당시 김무성 전 의원의 형도 피해를 봤다며 왔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감쪽같이 사기를 칠 수 있었던 건 마당발 인맥을 과시했기 때문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유력 인사 등과 인연을 과시해 투자받고 다시 인맥을 넓히길 반복했습니다.
경찰은 거미줄처럼 얽힌 김 회장의 인맥이 금품의 힘이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전국기자협회·점프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