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아홉 살 소녀가 고문에 가까운 부모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맨발로 지붕을 건너 탈출했습니다. 오늘(30일) 부모의 2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1심보다 더 무거운 형벌이 내려졌습니다.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재판부는 꼬집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9살 A양의 부모는 딸아이의 목에 쇠줄을 채우고 2층 베란다에 가둬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불에 달군 쇠 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거나 물을 채운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기도 했습니다.
학대를 견디다 못한 A양은 지난해 5월 아파트 4층 높이 옥상 지붕을 맨발로 건너가 주민에게 구조됐습니다.
[송은정/창녕 아동학대 최초 신고자 : 자존감이 많이 높은 아이인 거 같더라고요. 스스로 극복을 잘한 거 같고…]
오늘 부산지법 창원재판소에서 A양 부모에 대한 2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지금까지 부모는 올해에만 반성문을 150회 냈습니다.
반면 이들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는 500회 넘게 제출됐습니다.
[아동학대 엄중 처벌! 아동학대 최고 형량!]
2심 재판부는 1심을 파기하고 의붓아버지와 친모에 대해 징역 7년과 4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1심보다 형량이 각각 1년씩 늘어났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일부 범행을 부인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자신의 범행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거나 형사책임을 걱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심스럽다 했습니다.
딸에게 아직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도 했습니다.
반면 조현병이 있는 친모의 경우 1심에 이어 심신미약을 인정했습니다.
[우은주/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 네티즌을 고소한다든가 SNS에 자기 PR을 적어 올리고 애들에 대한 양육수당을 다 받아서 챙기고 그건 정상적인 사람이지… ]
현재 위탁가정으로 보내진 A양에 대해선 부모가 출소 이후에도 친권을 갖지 못하도록 피해아동 보호명령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