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0일) 국회상황실에선 어제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총장의 행보를 다룹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나고 국회를 찾아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에 대한 여야 지도부, 그리고 대선 주자들이 입장은 엇갈렸습니다.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검찰총장 윤석열에서 정치인 윤석열이 됐죠. 정치부회의 메뉴로 본격 오른 셈입니다. 정회원 분들이 뭘 궁금해할지 몰라서 모두 준비했습니다. 오늘 류정화의 국회상황실은 '다이슈'로 열어보겠습니다. 첫번째 다이슈, 국민의힘 입당은 언제? 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 출마 선언 후 첫 일정으로 오늘 조선일보 주최 컨퍼런스에 참석했죠. 여기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요. 이 대표가 먼저 윤 전 총장에게 다가가 인사하면서 명함을 건넸다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은 "명함이 없다"면서 웃었다고 하는데요. 두 사람의 만남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이 대표를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했는데 이 대표는 일단 공식 채널인 권영세 의원과 먼저 소통하라고 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이준석 대표님과 어떤 이야기 좀 나누셨을까요?) 제가 오늘 사실 처음 뵀습니다. 그래서 인사를 나누고 이제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한번 뵙기로, 그렇게 했고. 더 깊은 얘기는 나눌 상황이 아니어서 못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기본적인 인사, 나누고 덕담하고 저희 당의 공식 채널인 권영세 의원님과 먼저 소통하시고 저희가 또 따로 이야기할 기회 있으면 그다음에 만나 뵐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만나게 되면, 아무래도 입당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이죠.
윤 전 총장 어제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질문에 "정치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생각을 같이 한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시기를 묻는 질문 즉 대선 경선 '버스'를 탈 거냐, 뒤늦게 '택시'를 탈 거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습니다. 출마선언문에서만 '정권 교체'라는 단어를 7번 말했는데요. 입당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빅텐트'를 강조한 겁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출마선언장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석했죠. 출마선언식이 끝난 후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요. 잠행 시기에 만났다던 정진석,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서 24명의 의원들이 참석했습니다. 입당을 촉구하는 메시지죠.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우리 당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오늘 참여해서 윤석열 후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또 윤석열 후보가 우리 당에 입당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정에 바쁜데 먼 서초동까지 와줘서 감사하다. 망가진 나라를 의원들과 국민과 함께 바로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두번째 다이슈는, 윤석열의 바디랭귀지 입니다.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에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쏠렸는데 뜻밖에 눈길을 끈 건 바로 이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도리도리' 였는데요. 야권에선 오랜 습관인 것 같다, 처음으로 많은 기자들 앞에 서니까 긴장해서 그런 것 같다는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아쉬웠단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장성철/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불안정하다, 좀 긴장을 많이 했구나, 그런 이미지를 주셨어요. 총장까지 하시고 그동안 준비 기간이 4~5개월 됐잖아요? 그런 부분 동안 뭘 하셨느냐… 대권후보로서 조금 더 임팩트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줬어야 되지 않느냐, 라는 점에서는 좀 아쉬웠다고 말씀드립니다.]
여권에선 "본인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그러는 것 같다"는 조금은 비아냥 거리는 얘기도 나왔는데요. 흔히 닭도리탕이라고 부르는 닭볶음탕 사진을 올린 사람도 잇었습니다.
비 언어적인 의사표현이라는 점에서, 남성 정치인들의 넥타이도 눈길을 끌죠. 윤 전 총장은 출마선언식에서 회색 넥타이를 맸습니다. 총장직을 사퇴하던 날 맸던 것과 같은 건데요. 평소엔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자주 매지만, 국민의힘 입당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다소 거리를 뒀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최재형 전 원장은 감사원장 사임 당일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와 태극기 마크가 있는 마스크를 하고 나왔죠. 빨간 색을 좋아해 '레드 준표'라고까지 불렸던 홍준표 의원은 최근 과거 바른미래당 당색인 민트색 넥타이를 즐겨 맵니다. "주변에서 좀 바꿔보라"고 해서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하죠. 윤 전 총장, 오늘은 하늘색 넥타이를 맸는데, 관련 질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어제오늘 푸른 계열 넥타이가 유독 눈에 띄는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아, 넥타이요? 글쎄, 뭐 이것도 푸른색이었나? 그저 아침에 뭐 골라주는 거 그냥 매고 나옵니다.]
세번째 다이슈는 '엇갈린 반응'인데요. 어제 출마선언을 놓고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죠. 일단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불편함을 표현하면서도 우리가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했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너무 우리 정부에 대해서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한 것은 본인이 몸담았던 정부였는데, 좀 그렇고. 평생 검사만 하던 사람의 지지가 높은 것은, 우리가 반성해야 될 점이다, 라는 우리가 얼마나 미움을 받았으면 저런 일이, 이상한 현상이 나올까.]
그런데 대변인에게는 이런 문자를 보내는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말한 '권력 사유화'에 대해서 따져볼 점들을 5가지로 조목조목 정리한 것 같은데요. '윤 전 총장을 요직에 앉힐 때 이 정권의 누구와 내통했는지' 등의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되려 권력을 사유화 했단 점을 지적하려했던 거 같은데요. 논란이 되자 당에서는 이 문자는 지지자들이 송 대표에게 보낸 메시지이고, 참고용으로 이소영 대변인에게 전송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는데요.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셈입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노골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는데요. 특히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을 비판한 사람 있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을 해야 되는데 어떤 그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가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고 이 정부가 지금 정권 말기에 이걸 어떻게 또 수습을 해보려고 하는데 이제는 뭐 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로 조국 전 장관인데요. 조 전 장관은, 2019년 직접 '죽창가' 게시물을 올렸었죠. "일본 정부와 유사한 역사인식에 경악한다"고 했는데요.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판결에 동의하는지, 한일무역전쟁 이후 한국이 이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면서 또다시 죽창가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국민의힘 반응 살펴볼까요. 이준석 대표는 "훌륭한 연설"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화법이 인상적"이라고 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어떤 사람들과 어떤 세력과 함께하겠다가 명확했기 때문에 저희 야당으로서는 상당히 안심이 되는 부분이 있었고…]
반면 당내 대선 주자들은 견제하는 목소리를 냈는데요. 홍준표 의원은 치열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치열한 당내 상호 검증, 자질, 도덕성, 그것을 다 하고 난 뒤에 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겁니다. 그거(검증) 하지 말고 우리끼리 (당 밖 후보를) 그냥 추대하자? 그건 정권 창출 못 합니다. (검증 없이) 추대해서 그 흠집이 난 사람이 본선에 들어가는 순간, 요즘은 한 달 내 그건 폭락합니다.]
하태경 의원도 "하루빨리 입당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고 했는데 당 내 견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나머지 대선주자들이 윤석열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오면 환영식도 해 주고 축하주도 사주고 꽃다발도 주고, 이런 마음보다는 이제 들어오기만 해 봐라, 이런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는 거죠. 검증받으라는 게 말이 검증받으라지 사실은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다, 이런 모습이잖아요. ]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링 위에 오르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그리고 여야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진 듯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 이준석 만나 "조만간 보자"…출마선언에 엇갈린 정치권 반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