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30일)부터 새로운 건강증진법이 시행됩니다. 이제 대중교통 시설에선 '술 광고'를 못합니다. 이를 계기로 저희가 '음주 실태'를 취재해봤습니다. 여전히 술에 너무 관대합니다. 규제는 부족해 보입니다. 먼저 술 때문에 우리가 치르고 있는 '사회적 비용'부터 보시죠.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차를 타고 상가 벽을 뚫고 들어가는가 하면 길 가던 사람을 킥보드로 들이 받습니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대를 꺾어버리고 옆 테이블 사람에게 병을 휘두릅니다.
모두 술 취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한 해 9조4500억 원입니다.
담배나 비만의 사회적 비용보다 높습니다.
특히 술 때문에 매일 13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전체 범죄 29%가 술 먹고 저지르는 일들입니다.
살인·방화 등 흉악범죄의 40%, 폭행·감금 등 폭력범죄 47%가 술 취해 벌어졌습니다.
[정언룡/한강사업본부 운영총괄과 팀장 : 정신을 잃을 정도로 먹은 사람들이 주취자들끼리 서로 싸우는 경향이 있고요.]
술을 섞어 빨리 마시는 집단 음주 문화가 퍼져 있어 과음에 대한 문제의식도 낮습니다.
[이해국/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알코올중독이 치료받아야 하는 질병이란 인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떨어지죠. 진단 후 1년 내 치료받은 사람이 8~9%, 선진국 3분의 1 수준이거든요.]
그런데도 나이 제한 외엔 별다른 규제가 없습니다.
학교 앞에서도 술 살 수 있고, 어린이집이나 병원에서도 술 마실 수 있습니다.
술 마시는 광고가 청소년 음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2019년 술 광고 시장 규모는 5200억 원대로 20년 전에 비해 7배 커졌습니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내일부터 지하철과 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 시설에서 술 광고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음식점 옥외광고는 일부 동영상 광고를 빼곤 지금처럼 주류광고가 가능합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