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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최애 메뉴는 제육볶음"…육군 "한끼 한끼 매일 새롭게" 선언

입력 2021-06-28 17:16 수정 2021-06-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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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장병 급식체계 혁신 토론회'에 일선 부대 조리병과 영양사가 참석했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장병 급식체계 혁신 토론회'에 일선 부대 조리병과 영양사가 참석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새로워진다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여기에 빗대 육군이 오늘 '일식(日食)우일신'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끼 한끼 매일 새롭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격리장병의 열악한 도시락과 부실 급식 문제로 논란이 된 군 급식 이야기입니다.


오늘(28일) 오후 육군회관에서 군 급식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보자는 취지의 치열한 토론이 열렸습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주 고객인 용사들, 수요자 중심으로 완전히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일선 부대 조리병들은 업무 과중과 현 급식 체계의 비효율에 대해 토로했습니다. 조리병 생활 11개월 경력의 박준수 상병은 “교육을 가도 메뉴와 레시피에 대한 현실성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대량 조리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맛있는 브랜드 컵라면이나 3분 미트볼 같은 걸 메뉴에 추가했으면 좋겠다”는 한 조리병의 말에선 지금 나오는 급식 메뉴에 대한 불만도 묻어났습니다.


오늘 토론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민간 기업 '풀무원'이 위탁 운영하는 육군부사관학교의 병영 식당 사례였습니다. 지난해 시범 도입된 이후 '식단 만족도'가 90%, '음식맛 만족도'가 93%(지난 4월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훈련병들의 만족도가 높은 곳입니다. 참고로 육군이 지난해 조사한 장병 급식 만족도는 평균 63%였습니다.

높은 만족도의 비결은 'MZ세대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병사들이 선호하는 육류를 늘리고, 외식 메뉴를 병영 식당으로 가져온 겁니다. 이동훈 풀무원 본부장은 “장병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제육볶음"이라면서 "일선 부대에서 100그램 준다면 우리는 150그램을 준다”고 했습니다. 국물이나 야채 등 비선호 메뉴를 줄이고 육류를 늘렸다고 합니다. '토마호크 (손도끼 모양의 소 또는 돼지 갈비)' 스테이크나 랍스터가 특식으로 나온 날엔 장병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고 합니다.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민간위탁급식의 특식 메뉴육군부사관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민간위탁급식의 특식 메뉴

1년에 393개에 달하는 흰 우유 할당량 때문에 장병들 사이 '비호감'으로 자리 잡은 흰 우유를 그냥 주지 않고 얼려서 샤베트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한 끝 차' 아이디어입니다. 일선 부대에선 흰 우유 소비를 늘리기 위해 햄버거가 나오는 날도 탄산음료 대신 흰 우유를 줍니다.

물론 규모가 작은 격오지 부대 등 전국 2000개 넘는 육군 부대에 모두 이런 위탁 방식을 적용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장병들을 '식당을 찾은 고객'으로 여기고 그들의 입맛에 맞춘 메뉴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제공하려는 노력만큼은 벤치마킹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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