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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바네르지 교수 "한국, 기본소득 틀에 갇히지 마라"

입력 2021-06-24 16:50 수정 2021-06-24 16:56

"여러 전략 구상해야"
사실상 이재명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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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전략 구상해야"
사실상 이재명 반박

오늘 오전 제16회 제주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 중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MIT 교수. 〈사진=제주포럼〉오늘 오전 제16회 제주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 중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MIT 교수. 〈사진=제주포럼〉

내년 대선을 9개월 앞두고 떠오른 화두 중 하나가 '기본소득'입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표 정책으로 내세웠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경쟁주자들이 비판하고 나서면서 불이 붙었습니다.

이슈의 중심에는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교수가 있습니다. 이 지사가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바네르지 교수의 이론을 근거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야권에선 “잘못된 인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바네르지 교수는 이런 상황이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오늘 오전 제16회 제주포럼 '불평등과 포용적 번영' 세션에 화상으로 참가했는데요. 사회자가 기본소득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한국에 대해 많이 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정책이 옳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가 책(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에서 의도한 건 일반론적인 원칙을 전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네르지 교수는 “기본소득제도의 장점은 선별과 관련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개발도상국은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취약층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라고 설명했는데요. “한국은 데이터 시스템이 좋아 대상자가 정해지면 빠트리지 않고 잘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기본소득이라는 틀에만 갇히지 말고 여러 가지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대상이 제대로 선별되지 않거나 그 혜택이 대상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아 맞지 않는 제도라는 뜻으로 읽히는데요,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액수를 나눠주자는 이 지사의 공약에 자신의 논리가 활용된 것을 사실상 반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션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바네르지 교수와 관점이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원 도지사는 “기본소득이라는 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현금을 지급한다는 것인데 충분히 현급을 지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과 같이 새로운 산업에 의한 일자리 창출이 되고 있고, 복지국가 모델도 있는 경우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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