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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알펜시아리조트 7천100억에 팔린다…KH그룹 품으로

입력 2021-06-24 15:20 수정 2021-06-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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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전경〈사진=알펜시아리조트 홈페이지〉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전경〈사진=알펜시아리조트 홈페이지〉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알펜시아리조트가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지난 2011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경영개선 명령을 받아 매각에 나선 지 꼭 10년 만입니다.

■동계올림픽 유치 위해 만든 '아시아의 알프스'…분양 실패로 빚더미 앉아

'알펜시아'라는 이름은 '아시아의 알프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4년부터 조성에 들어갔고, 2009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실제로 평창올림픽 주 개최지로 사용되며 대회 성공 개최에 이바지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는 리조트 분양에 실패해 1조 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았습니다. 한때 하루 이자만 1억 원이 넘은 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6천억 원 넘는 원금과 이자를 혈세로 갚았지만, 아직도 7천700억 원 넘게 남았습니다. 이 때문에 알펜시아리조트는 '아시아의 알프스'에서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강원도는 그동안 알펜시아리조트를 매각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협상하고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워낙 금액 단위가 큰 매각이다 보니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도 투자자를 물색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수포가 됐습니다. 거듭되는 매각 실패에, 강원도는 지난해 10월 공개경쟁 입찰에 나섰습니다. 이후 네 차례 공개 매각과 두 차례 수의계약을 시도했는데, 이마저도 모두 유찰됐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다섯 번째 공개 매각에 나섰고, 마침내 최종 낙찰자가 결정됐습니다.

■알펜시아 몸값 7천100억 원…매각 성사돼도 3천200억 원 빚 남아

알펜시아리조트의 최종 낙찰자는 'KH 강원개발주식회사'입니다. 알펜시아 인수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KH 필룩스'와 'KH 일렉트론' 2개 기업이 출자해 만들었습니다. KH 필룩스는 전자부품 소재와 조명산업 분야 전문기업이고, KH 일렉트론은 음향기기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이들 기업이 속한 'KH 그룹'은 자산 규모가 2조 원으로, 부품 소재나 제조기술 부문 외에 건설과 바이오,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계열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그랜드하얏트 호텔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KH 강원개발이 제시한 매각 가격은 7천100억 원입니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KH 강원개발은 오늘(24일) 강원도, 강원도개발공사와 알펜시아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로써 매각이 완료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본 실사와 계약 협상을 거쳐, 오는 8월 23일 최종 계약이 이뤄지게 됩니다.

알펜시아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 체결〈사진=강원도청 제공〉알펜시아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 체결〈사진=강원도청 제공〉
매각이 마무리되면 강원도는 매각 대금 7천100억 원으로 빚을 갚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아 있는 부채에서 600억 원 정도가 모자랍니다. 그리고 2천600억 원 규모의 골프장과 호텔, 콘도 회원권은 강원도 몫으로 차감됩니다. 즉, 매각 대금을 모두 넣어도 3천200억 원의 빚이 남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막대한 상처뿐인 매각'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알펜시아리조트 소유주인 강원도개발공사는, 알펜시아리조트 때문에 발생하는 연간 손실액이 크게 줄고 이자율도 낮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수익 사업을 개발하고 조직 개편과 경영 쇄신을 하면 남은 채무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문순 "가슴 후련하다"…1조 원 추가 투자로 '국제평화도시' 조성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은 강원도의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부도 위기까지 내몰리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지역 경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툭하면 정쟁의 도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번 매각을 통해 이런 부분이 해소됐다며 '가슴이 후련하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알펜시아 임직원의 고용 승계 문제에 대해서 KH 강원개발 측은 '고용 승계는 당연한 원칙'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아울러 알펜시아리조트 주변 115만 5천㎡(35만 평)에 1조 원을 추가 투자해, 차별화된 복합 리조트가 있는 '국제평화도시'로 개발하겠다는 비전도 내놨습니다. 이제 남은 매각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 그리고 크고 작은 계획들이 실행으로 옮겨질지 지켜보는 일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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