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서 청년 노동자 이선호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업체 관계자 3명 가운데 지게차 운전자 한 명이 조금 전에 구속됐습니다. 사고 두 달 만에 이씨의 장례도 치러지는데요. 평택역에선 이씨를 기리는 마지막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두 달 내내 이선호 씨의 빈소를 지켰던 친구들은 이제 손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철우/고 이선호 씨 친구 : 선호야 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너무 많은데, 앞으로 더 이상 너와 함께할 사진이 없는 게 너무 슬프지만…]
오늘(18일) 이곳 평택역에선 고 이선호 씨를 기억하는 마지막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유족과 업체 측이 보상안 등에 합의하면서 사고 두 달 만에 장례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발인은 내일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 아들을 보낼 준비가 안 됐습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내가 저놈을 보내주고 남은 시간을 저놈 없이 어떻게 살아가야 될까…]
블랙박스에 찍힌 아들의 마지막 출근 모습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그 뒷모습이 있죠. 애가 왜 그리 처량해 보이나…]
이씨는 떠났지만,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현장까지는 여전히 먼 길입니다.
업무상 과실로 이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원청 업체 동방 측 관계자 2명과 지게차 기사 1명은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신호수나 안전관리자는 왜 배치하지 않으셨나요?) …]
[(사고 날 수 있다는 우려 없으셨어요?) …]
이 가운데 지게차 기사 1명에 대해 범죄가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조금 전 구속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동방 본사와 전국 14개 지사에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197건이 적발됐습니다.
지게차로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쓰지 않거나,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안전 교육을 하지 않았습니다.
평택항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버지 재훈 씨에겐 더 이상의 사고를 막는 일이 삶의 또 다른 목표가 됐습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내가 남들한테 도움을 받았듯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 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