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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 몰래 심은 수리기사…해커 이메일도 조작해 돈 뜯어

입력 2021-06-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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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은 컴퓨터를 고쳐주겠다며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은 수리기사 10명을 입건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 [JC Gellidon/Unsplash]서울경찰청은 컴퓨터를 고쳐주겠다며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은 수리기사 10명을 입건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 [JC Gellidon/Unsplash]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를 수리해주겠다던 수리 기사들이 거꾸로 랜섬웨어를 고객 컴퓨터에 몰래 심고 해커와 협상을 하겠다며 해커의 이메일까지 조작해 기업의 돈을 뜯어내다 구속됐습니다.

반드시 복구해야 할 자료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기업의 간절함을 노린 겁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컴퓨터 수리업체 법인과 소속기사 10명을 사기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그중 2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해커 쫓던 경찰에 덜미 잡혀
2019년부터 시작된 범죄 피해자만 40명. 피해액은 3억 6200만원에 달합니다. 이들은 기업에 랜섬웨어 공격을 하는 해커를 추적하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범행 수법을 살펴보면 수리 기사들은 기업을 대신해 해커와 협상을 하며 해커가 보낸 이메일을 조작했고, 해커가 요구한 계좌번호를 자신의 계좌번호로 바꿔 돈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해커가 0.8비트코인을 요구했음에도 8비트코인을 요구한다고 고객을 속여 돈을 뜯어냈습니다.

경찰은 랜섬웨어에 공격을 당하 기업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란 점을 강조했다. [연합뉴스]경찰은 랜섬웨어에 공격을 당하 기업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란 점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컴퓨터를 수리하겠다고 회사에 찾아와 직접 자신들이 제작한 랜섬웨어를 감염시키고 케이블을 뽑아 숨기기도 했습니다. 컴퓨터로 고객의 사생활을 염탐하기도 했습니다.

접촉 불량 등 간단한 수리를 요청한 회사에도 랜섬웨어에 감염됐다고 속여 370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범행 수법과 요구하는 액수가 조금씩 달랐는데 경찰 관계자는 "각 기업의 상황과 중요 자료 여부 등을 살펴보고 범행 액수를 결정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랜섬웨어 공격당하면 경찰 신고가 우선"
경찰에 따르면 범행에 가담한 수리기사들은 전국적으로 50여명의 수리기사를 둔 컴퓨터 수리업체 소속이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직접 24개의 랜섬웨어와 악성코드를 제작해 유포했다는 점에서 신종 범죄임을 강조했습니다.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은 기업은 수리업체에 협상을 맡기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란 점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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