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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네타냐후' 연 이스라엘…새 연정 파행 우려|아침& 세계

입력 2021-06-15 09:05 수정 2021-06-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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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이스라엘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12년 2개월 동안 연속 집권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첫 번째 임기까지 포함해 총 15년 2개월의 총리직을 내려놨습니다. 그런데 8개 정당이 함께 모인 이른바 '무지개 연정'은 이념적인 공통점이 부족해서 국정 운영 시작과 함께 파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네타냐후 전 총리는 곧 다시 돌아오겠다며 재집권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밤 이스라엘 텔 아비브 수백 명의 시민이 새로운 연립 정부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축제를 즐겼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의회가 새로운 연정의 탄생을 최종 승인했다는 소식에 환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환영하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습니다. 텔 아비브 시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텔 아비브 시민 : 연립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모두에게 환영받고 받아들여지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좌파와 우파는 물론이고 아랍계 정당까지 이념적 차이가 큰 8개의 야권 정당들이 오로지 '반 네타냐후'라는 공통 분모만을 가지고 뭉친 이른바 '무지개 연정'이다 보니 태생적 한계가 분명히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총 120표 가운데 찬성 60표, 반대 59표, 기권 한 표로 가까스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연정이 승인된 것도 파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새롭게 총리직에 앉은 나프탈리 베네트의 지지 기반이 약한 것도 문제입니다.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 야당 지도자가 된 네타냐후는 연정을 무너뜨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재집권을 다짐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전 이스라엘 총리 : 이스라엘을 반대하는 자들은 크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하나 던지겠습니다. 곧 돌아오겠습니다!]

이스라엘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대외 정책입니다. 최근 팔레스타인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이란 핵 합의 복원을 반대했던 네타냐후 전 총리의 강경 노선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베네트 신임 총리는 네타냐후 전 총리보다 더 강경한 극우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임 투표 직전 연설에서 이란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달라질 것은 전혀 없다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포스트 네타냐후' 시대를 열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이스라엘의 상황,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중동 지역학 박사인 김수완 한국외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이스라엘에 새로운 연정이 들어서기까지 2년 동안 총 4차례의 총선이 치러졌습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총선까지 거론이 됐고요. 그러다가 가까스로 수습이 됐는데 이스라엘 내각제가 어떤 형태길래 이렇게 파행이 거듭됐을까요?

    이스라엘은 의원내각제 국가죠. 그리고 의회가 크세네트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크네세트는 지역구가 없고요. 정당 득표율에 따라서 비례대표로 120석이 배분되는 그런 시스템인데요. 이스라엘에서 내각이 출범하기 위해서는 의회 크네세트에서 신임투표를 거쳐야 하고 과반 60석 이상이 필요한데 이스라엘은 독립 이래로 단 한 번도 단일 정당이 과반정당을 구성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의원내각제에 이스라엘이 대통령이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당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을 하고요. 총리 후보가 다른 정당하고 연정이 구성에 성공하면 총리가 되는 형태인데 만약에 누구도 과반의 연정을 구성하지 못한다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에 들어가야 되는 그런 체제인 거죠.

 
  • 무지개 연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새 정부 탄생하기까지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앞으로도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파행 가능성 어느 정도나 될 것으로 보세요?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구성된 새 연정이 사실 중도세력 중심이지만 극우정당에서 우파, 좌파 또 아랍계 정당까지 8개의 정당으로 구성된 무지개 연정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념적인 지향점이 워낙 다양해요. 그리고 정치적 폭이 너무 넓다는 그런 점이 정부 관점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 지속적인 연합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남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베네트 총리 지지기반이 약해서 이번에 소속 정당인 야미나당이 겨우 7석밖에 얻지를 못했었거든요.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을 볼 때 반 네타냐후 연대로 무지개 연정이 출범했지만 정국 파행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잠재돼 있는 것이죠.

 
  • 내부적인 불안은 물론이고 대외적인 문제도 커 보입니다. 당장 팔레스타인과의 충돌이나 이란 핵합의 복원문제에 있어서 베네트 신임 총리와가 네타냐후 전 총리를 계승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고요.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습니다. 베네트 총리가 독실한 유대교도이고 또 극우 내지는 강경민족주의자이거든요. 특히 이스라엘 최대의 이슈인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 네타냐후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왔던 인물입니다. 팔레스타인이 거주하는 서안 지구에 이스라엘 정책지구를 건설해 온 목표를 앞장서 온 데다가 팔레스타인 영토를 병합해야 된다라는 정책까지 펴온 인물인데요. 대이란 문제에 있어서도 네타냐후가 유지해 온 강경 기조를 계승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거다 밝혔고요. 또 미국을 겨냥해서는 이란과의 핵합의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실수다 라는 메시지까지 보냈거든요.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을 볼 때 베네트 총리가 네타냐후 전임 총리와 유사한 혹은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커보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전임 대통령과는 다른 우호적이지만 원칙에 입각한 대이스라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한 것 보다 더 빨리 돌아오겠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재집권을 선포하면서 한 말입니다. '포스트 네타냐후' 시대가 열렸지만, 네타냐후 전 총리는 여전히 이스라엘 정치권을 뒤흔들 핵심 인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리 혐의를 받고 있어 총리직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스라엘 정치권에 가까스로 '무지개 연정'이 떴지만 여전히 앞길은 안갯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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