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모로 시작한 경기는 환호로 끝났습니다. 국가대표 6번 유상철을 마지막으로 배웅한 날, 그라운드에서 선배이자 스승을 기린 후배들이 골 폭죽을 터뜨렸습니다. 2002년생 '월드컵둥이' 정상빈도 데뷔골을 신고했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 대한민국 5:0 스리랑카|월드컵 2차 예선 (어제) >
관중석을 덮은 커다란 현수막, 경기장 전광판에도 벌써 그리운 얼굴이 흘렀습니다.
경기에 앞서 다같이 묵념으로 고 유상철 감독을 추모했고, 6분 동안 침묵으로 응원을 대신했습니다.
14분 만에 터진 첫 골의 기쁨도 하늘에서 지켜볼 선배에게 먼저 돌렸습니다.
머리로 떨궈준 공을 미끄러지며 밀어넣은 김신욱은 동료들과 묵묵히 '6번 유상철' 유니폼을 펼쳐 들었습니다.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한 뒤에도 무릎을 꿇고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유상철의 투혼과 열정을 가슴에 품은 선수들은 밀집 수비에 나선 스리랑카 골문을 잇따라 열었습니다.
특히 기회를 얻은 새 얼굴들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직전 경기 선발에서 한 명만 빼고 다 바꿨습니다.
정확한 크로스로 송민규는 A매치 첫 도움을, 합작한 이동경은 데뷔골을 기록했고, 2002년에 태어난 '월드컵둥이' 정상빈도 교체 투입 5분만에 침착한 마무리로 자신의 A매치 첫 골을 선보였습니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 부임이래 처음으로 벤치를 지켰고, 골잡이 황의조도 함께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과감한 실험으로 만든 5대 0 승리, 선수 시절 2002년 월드컵에서 유 전 감독과 맞붙었던 벤투 감독도 이날의 결과를 고인에게 바쳤습니다.
[파울루 벤투/축구 대표팀 감독 : (좋은 곳에 가실 수 있게) 정말로 이 경기를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고 생각…]
4승 1무로 조1위를 지키며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우리 대표팀은 사흘 뒤 레바논과 2차 예선 최종전을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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