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빠른 속도로 내달리던 집라인이 갑자기 공중에서 멈췄습니다. 이틀 전 경남 함양 대봉산에서 벌어진 사고입니다. 이용객 2명은 60m 높이에서 2시간가량이나 매달려 있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최근 집라인 등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제대로 된 '안전 지침' 조차 없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집라인이 바람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내려가다 갑자기 멈춰버립니다.
[오우 무섭다야. (기다려 봐요.)]
이용객 2명은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과 발이 저려오기 시작합니다.
[떨어지지는 않는데 매우 아픕니다. 벌써 50분째.]
1시간 쯤 지난 뒤에야 구조하러 온 업체 직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야 저분도 진짜 겁나겠다. (겁나지…솔직히 높다.)]
함양 대봉산휴양밸리 집라인 4번째 구간에서 집라인 도르래가 멈춘 건 이틀 전입니다.
이용객 2명은 60m 높이에서 2시간 가량 매달려 있었습니다.
현재로선 직원이 직접 사고 지점으로 가서 끌고 오는 것 외에 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구간이 길고 경사진데다 사람 힘으로만 이동하다 보니 구조가 늦어졌습니다.
[다 왔다. (고생하셨습니다.)]
집라인 관련 사고는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넉 달 전 전남 순천의 한 놀이터에선 초등학생이 어린이용 집라인을 타다 떨어져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2019년 기준, 집라인은 전국에 56개가 운용중입니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레저시설이지만 제대로 안전 관리 기준조차 없습니다.
[송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도적으로 일종의 무방비 아무것도 대처 없이 내놓은 상태입니다. 실제 운영하는 지자체마다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집라인 등 레저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