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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 이물질은 최루탄 뇌관"…고 이한열 열사 부검 결과 등 38건 복원

입력 2021-06-08 17:36 수정 2021-06-09 14:42

고등학생 시절 일기 등 최초 복원·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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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일기 등 최초 복원·공개

올해는 6·10 민주항쟁 34주년입니다.

국가기록원이 6월 민주항쟁을 촉발시킨 고 이한열 열사의 생애기록을 복원해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1987년 7월 9일 고 이한열 열사의 민주국민장 모습1987년 7월 9일 고 이한열 열사의 민주국민장 모습

당시 연세대 학생이었던 이 열사는 전두환 독재 정권 타도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경찰의 최루탄을 맞고 숨졌습니다.

이 열사의 죽음이 알려지며 다음날 민주화 시위는 전국으로 번졌고 직선제 개헌을 약속한 6.29 선언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록은 주로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소장해온 유품들입니다. 당시 사인을 분석한 부검 결과 보고서부터 고교생 시절의 기록, 이 열사 어머니의 일기 등 38건입니다.

 
"뇌 속 이물질은 최루탄 뇌관"…고 이한열 열사 부검 결과 등 38건 복원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서울로 대학을 보내지나 말 것을... 죽어서 광주땅 망월동으로 오다니, 에라 이놈의 자식아... 나는 지금도 누가 몇 남매냐고 물으면 가차없이 오남매라고 대답한다. 한시도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으니까.'

1987년 6월 9일 새벽 이한열 열사 어머니가 당시 남긴 일기 내용입니다.

죽음으로써 6.10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아들에 대한 슬픔과 원망이 담겨있습니다.

 
1987년 6월 9일 새벽 5시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가 쓴 일기 중 일부 내용 1987년 6월 9일 새벽 5시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가 쓴 일기 중 일부 내용

아래 사진은 고 이한열 열사의 부검 결과 중간 보고서입니다.

'뇌 속에 박힌 이물질이 최루탄 뇌관 외 구리물질의 파열체임을 증명해냈다'고 적혀 있습니다.

'경찰이 쏜 최루탄 파편에 뇌와 심장 기능이 파괴돼 숨졌으므로, 직접 사인은 최루탄 피격'이라고 주치의는 결론내렸습니다.

 
"뇌 속 이물질은 최루탄 뇌관"…고 이한열 열사 부검 결과 등 38건 복원
'17세의 이 나이에 나는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 오늘은 한해를 보내는 기분이 다른 때와는 전혀 다른 생각이 든다. 나의 생각 나의 사상은 점점 어떤 확고한 가치관을 통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고 이한열 열사가 고등학생 시절(1982. 12. 31.) 쓴 일기 내용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10대 시절부터 남다른 성찰과 사색에 빠졌던 이 열사의 성숙한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뇌 속 이물질은 최루탄 뇌관"…고 이한열 열사 부검 결과 등 38건 복원
이밖에도 6월 항쟁 현장이 담긴 사진들도 여러장 복원됐습니다. 동성당 시위 현장, 영결식에 참여한 연세대 백양로 인파 사진 등입니다.

복원된 기록들은 지난해 5월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국가기록원에 복원 지원을 요청한 것들입니다. 올해 2월 중순부터 약 3달에 걸쳐 완성됐습니다.

기록 중 다수는 물 얼룩에 의한 재질 변색되거나 오염되고, 찢기는 등 물리적 손상이 있었습니다. 탈산제에 의한 백화현상으로 읽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의 훼손상태를 정밀진단해 오염제거, 결실부 보강, 중성화 처리를 통해 원형 그대로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화 사진의 경우는 이물질·얼룩·스크래치를 제거하고 고해상도 디지털파일로 복원, 아날로그 테이프도 디지털화했습니다.

복원된 기록물은 국가기록원 홈페이지(http://www.archives.go.kr)에서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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