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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이젠 '별' 볼 일 없다?…"공정? 시대정신 아니다"

입력 2021-06-08 18:41 수정 2021-06-0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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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이젠 '별' 볼 일 없다?…"공정? 시대정신 아니다"

별 하나의 사랑을 노래했던,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젠 '별' 볼 일 없다, 완전히 마음을 접은 듯합니다.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든 말든 별로 관심 없다", "애초에 큰 기대를 한 것도 아니었다".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냉랭합니다. 본인이 '공정의 아이콘'이다, 직접 치켜세웠었죠? "공정이 시대정신은 아니다"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는데요. "시간이 너무 많이 갔다"고 말입니다. 이 말에, 노여움의 힌트가 있는 듯도 싶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1일) : '한번 언제 시간이 되면 만나보자'하고 그랬었는데 자기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형편상 언론에 노출되고 하는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현재로서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을 했는지 그다음에는 제3자를 통해서 '현재 상황에서 만남은 좀 피해야 되겠다'라는 그런 연락이 와서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간 거예요.]

두 사람이 당초 보기로 한 날. 지난 4월 중순이었다고 하는데요. 벌써 50일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런데, 아직 연락이 없는 겁니다.

김 전 위원장 생각에선 '낚였다', 괘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정작 윤 전 총장 측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이런 단독 기사가 나왔습니다. "윤석열, 김종인 만날 계획 당장은 없다", 측근발로 말입니다.

윤석열 측근과 단독의 콜라보! 요즘 윤석열 발 '하더라 통신'이 유행이죠? 윤석열이 '블라블라 하더라'. 윤 전 총장의 말과 생각이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언론에 전해지고 있는데요. 최근 이 두 '전언'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도마 위에 올랐었죠? 이른바 "10원 한 장"과 "백넘버 2번" 발언인데요. 현역 의원과 지인이 '취재원'이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 측에서 와전됐다, 정해진 바 없다, 해명을 했는데… 기사를 뒤집은 소스, 이번엔 '최측근'이었습니다.

의원들이야 공인이니 논외로 치더라도 '지인 → 측근 → 최측근'으로 이어지는 윤석열표 메시지 피라미드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측근이나 지인발 기사를 최측근이 바로 잡는 걸 보면 말입니다. 이런 윤석열 발 '하더라 통신' 논란이 된 보도도, 해명을 실은 기사도 하나같이 '단독'이 달려있죠? 그러데, 정말 단독기사인지, 아니면 독단기사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최측근, 측근, 지인. 누군지 알아야 확인을 하겠죠?

[JTBC '썰전 라이브' (어제) : 지인이라는 사람 제가 여기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추적을 했는데 누군지 파악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지인이라는 분이 백넘버 2번 달고 대선에 나가겠다 상당히 중요한 말인데요…]

오늘은 이런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번엔 좀 새로운 버전이죠? 국민의힘발 '하더라 통신'이 나왔는데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 모임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뜻과 다르게 대화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로 보류했다는 겁니다. 현역 의원이 30명 넘게 참여하는 모임에 참석하려 했다며 "윤석열계가 태동해 꿈틀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실었는데요. 그런데 오늘 오전, 조금 머쓱해지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보다" 이번에 '윤 전 총장 측 관계자' 발로 말입니다. 국민의힘 쪽에서도 "완전히 날조된 헛소문"이다, 해명을 했습니다.

이런 혼란의 원인. 결국은 윤 전 총장에게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원희룡/제주지사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들도 다른 제3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저희들이 뭐 서로 간에 듣고 하는 현재의 이런 소통 방식이 조금 많은 오해의 소지들이 있거든요. 저는 좀 당당하게 직접. 지금 국민들이 모두 직접 소통하는 세상인데 투명하게 이야기하고 또 치열하게 서로 검증해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당당히 해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오라는 윤 전 총장 대신, 관련 서적이 또 출간된다고 합니다. 책 제목은 '별의 순간은 오는가'인데요. "팩트 확인을 거친 최초의 책"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전 총장 본인의 말은 아닐테고… 누구 이야기냐? 이번엔 그냥 '윤 전 총장 측'입니다. 나중에 또다시 '최측근'이 나설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조선일보가 관련 보도를 냈는데요. 제목이 "노무현·박근혜 구속수사 반대…부친과 박 유세장 찾기도"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만, 다시 풀어쓰자면 "내가 박근혜씨 구속한 거 아니야, 유세장도 갔었어!" 정도가 될 듯합니다. 무슨 이야길하고 싶은 지는 대충 감이 오는데, 그래도 본인의 말을 직접 들어봐야겠죠? 그런데, 저렇게 '전언'만 남기고 있으니,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언제까지 '하더라 통신'발로 '카더라 소식'만 전할 순 없는 노릇인데 말입니다.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 '한강의 기적' 일본 돈으로?…일본 우익논리 빼닮은 '강제징용' 판결

[김명수/대법원장 (2018년 10월) : 원고들의 개인 청구권 자체는 청구권협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 없고 청구권협정으로 그 청구권에 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이 포기된 것에 불가함으로 원고들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피고를 상대로 소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13년이 걸린 대법원의 판결이 불과 2년 8개월만에 뒤집혔습니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서울중앙지법이 원고 측 청구를 '각하'한 겁니다.

재판부는 한일청구권 협정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당시 협정에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사라진 건 아니라면서도, 우리 법원에 소송을 내 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재판부는 '국제 정세'까지 고려했는데요. "독도와 위안부, 강제동원 이 3가지 사안에 대한 대한민국 법원 판결이 국제 재판에 가서 패소할 경우, 국격 손상과 함께, 우방국인 일본과의 관계는 물론 한미동맹까지 훼손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 정치에 꽤나 조예가 깊은 모양입니다.

[이장희/한국외대 명예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한·일관계라든가 한·미관계, 심지어 안전보장, 국가안보, 이런 것을 고려해서 만약에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다면 한·일관계, 한·미관계, 그리고 또 우리 헌법에 있는 안보문제까지 거론을 하는 것은 사법부의 본질의 판결이 아니다.]

근현대사에 대한 나름의 해박함도 드러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한강의 기적'.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김양호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4부 (음성대역) : 당시 대한민국이 청구권협정으로 얻은 외화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고 평가되는 세계 경제사에 기록되는 눈부신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나라 서적을 탐독한 걸까요. 어째 일본 우익들과 주장이 똑닮았습니다. 지난 2019년, 아소 다로 당시 일본 재무상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비판하며 이런 말을 했었죠. "일한청구권협정으로 일본은 한국에 경제지원을 제공했고,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가져왔다"고 말입니다. 일본 정부의 일관된 주장이기도 합니다.

[일본 외무성 홍보영상 '전후 국가 건설' (2015년 3월) : 한국의 포항종합제철소 건설…스리랑카의 중심항인 콜롬보만 확장 등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해 각국의 경제 인프라 정비를 지원해…]

일본과 코드가 딱 맞는 판결 문구는 또 있습니다.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이 불법이라는 건 모두 국내 해석"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일본은 물론 국제사회도,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한 적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 (2013년 4월) :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판결문엔 본인의 소신을 유감없이 적어넣고, 정작 판결은 선고기일을 갑자기 사흘이나 앞당겨 군사작전처럼 진행했는데요. 이유는 "법정의 평온과 안정을 위해서"였습니다.

[장덕환/대일민간청구권소송단 대표 (어제) : 선고를 이렇게 당겨서 당사자도 모르게 이렇게 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원고들이 6년 동안 기다려온 결심공판. 선고는 단 '1분'만에 끝이 났습니다. 원고 측은 재판 결과에 분노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당연히 일본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겠죠?

[가토 가쓰노부/일본 관방장관 (어제) : 한국이 책임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안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구체적인 제안을 주시할 것입니다.]

판결문에서 한일관계를 걱정했던 재판부. 한시름 놨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반국가, 반민족 판결을 내린 김양호 판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란 청원이 등장했는데요.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의 말로 대신합니다.

[임철호/강제징용 피해자 가족 (어제) : 이 판사들이 한국 판사가 맞습니까. 한국 법원이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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