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기업에 나가서 현장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경험을 쌓으면서 학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학교 안에 있는 한 스타트업 업체가 제품의 후기를 조작하라고 시켰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업체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했습니다.
먼저,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대학교 4학년 A씨는 지난해 12월 같은 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한 스타트업에 실습을 신청했습니다.
친환경 사업을 하는 곳이라 '윤리 경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는 생각과 달랐습니다.
학생들에게 가명으로 가짜 후기를 쓰게 했다는 겁니다.
[A씨/실습 참여 대학생 : (어떤 내용을 썼어요?) '가방이 너무 예뻐요' '이거 꼭 사고 싶어요'… (실제로 써본 거예요?) 만져본 적은 있지만 저희가 써본 적은 없어요.]
학생들은 다른 곳에서 사 온 가방의 라벨을 제거하는 일도 했습니다.
[B씨/실습 참여 학생 : 2만2000원짜리 가방을 사와서 앞에 있는 버클 같은 부자재만 좀 바꿔서… (안 바꾸고) 그대로 판매할 때도 있어요.]
경품 행사를 열고선 정작 당첨자 목록엔 실습생을 넣는 일도 있었습니다.
[C씨/실습 참여 학생 : (경품 당첨에) 저희 번호를 써도 되냐면서. 실제 뽑힌 사람이 없다는 거잖아요.]
학생들이 항의하자 업체 대표는 "팀 분위기를 망치고 조직을 파괴한다"며 A씨에게 고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해당 업체 대표는 취재진에게 "리뷰 조작을 2주 정도 시도한 적이 있지만 학생들의 문제제기로 모두 삭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해당 업체 대표 : (경품 당첨도 학생들 이름이 들어갔는데.) 그냥 약간 알아서 적당히 적어라라고 했고…]
'라벨 갈이' 의혹에 대해서는 라벨을 떼고 그대로 파는 게 아니라 추가 가공을 거친 뒤 판매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