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가 하면 코로나로 힘든 자영업자들에게 이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90% 넘게 줄었다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겁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박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이곳을 찾는 외국인이 확 줄었습니다.
길거리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았고, 반대편 가게도 문을 연 곳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문은 열었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걱정인 곳도 있습니다.
[이모 씨/명동 옷가게 주인 : 매출이 아예 0이에요. 하루에 10만원 팔기도 힘들어요.]
임대료와 가게 유지비용이 제일 부담스럽습니다.
[이모 씨/명동 옷가게 주인 : 그냥 전부 부담스러워요. 권리금도 주고, 설치비용도 있고, 직원들도 있고…]
최근 법원이 이런 가게들이 코로나19를 사유로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놨습니다.
서울 중구에서 프렌차이즈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던 A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잘 팔릴 땐 월 9천만 원까지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5월 기준 매출은 월 160만 원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A사는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사유로 영업을 계속할 수 없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임대인 측은 "천재지변으로 건물이 망가진 것이 아니"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했지만, 법원은 A사 편을 들어줬습니다.
코로나로 매출이 90% 이상 급감한 것은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라며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된다고 봤습니다.
또 "코로나 사태는 원피고는 물론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며 계약 해지에 A사의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가게 문을 닫을까 고민한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명동 옷가게 주인 : 하루에도 동전 앞면 뒷면 왔다 갔다 하듯…여태껏 버틴 게 너무 억울하고 손실 날 거 생각하면 (가게를) 빼야 하고…]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자영업자들은 월세 부담을 한층 덜 수 있게 됩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