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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中 '짝퉁 기술'의 진화…빈라덴 잡은 美 스텔스 헬기도 베낀다

입력 2021-06-03 16:10 수정 2021-06-22 14:10

미군 '빈라덴 작전' 투입된 '스텔스 호크'
중국 헬기 업체, 방송서 유사 모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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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빈라덴 작전' 투입된 '스텔스 호크'
중국 헬기 업체, 방송서 유사 모델 공개

미군 스텔스 헬기 잔해. 〈사진 바이두백과〉미군 스텔스 헬기 잔해. 〈사진 바이두백과〉

위 사진 혹시 기억나십니까.

2011년 5월 2일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스텔스 헬기 2대 중 한 대가 추락한 장면입니다. 2001년 9·11 사건 이후 미군은 사건의 주동자인 빈 라덴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합니다.

10년 동안 허탕만 쳤습니다. 정작 빈 라덴은 파키스탄 접경 주택가에 은신처를 마련해 놓고 미군의 체포 작전을 따돌렸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미 스텔스 헬기의 잔해를 가림막으로 가렸다.〈사진=금일중국 캡처〉파키스탄 당국은 미 스텔스 헬기의 잔해를 가림막으로 가렸다.〈사진=금일중국 캡처〉

작전 중 추락·파괴…잔해 일부 남아

2011년 CIA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추적했고 체포·응징을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합니다. 문제는 아프간에서 파키스탄에 침투하는 방법인데 삼엄한 영공 경계를 따돌릴 수 있는 특별한 수송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처음 '스텔스 호크'로 불리는 특수전용 비밀 헬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작전을 끝낸 미군은 신속히 철수하는 과정에서 추락 헬기를 폭파합니다. 사진은 꼬리 날개만 남은 스텔스 호크의 잔해를 파키스탄 관리들이 조사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자국 영공을 침범당한 파키스탄 당국은 거친 항의와 함께 이 잔해를 몰수해버렸습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신장 지역과 파키스탄 앞 아라비아해까지 연결하는 경제 회랑 건설에 천문학적인 중국 자금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돈과 사람이 오가면서 일으킨 바람결에 중국 군수 전문가들이 파키스탄을 방문해 이 잔해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는 얘기도 실려 나갔습니다. 빈 라덴을 잡았던 스텔스 호크는 그렇게 우리의 뇌리에서 사라졌습니다.

■ 中 장시TV, 스텔스 형상 모델 깜짝 공개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난 5월. 중국의 관영 TV 화면에 스텔스 호크를 베낀 중국판 카피본 모델이 깜짝 등장해 시선을 끌었습니다.
 
〈사진=장시TV 캡처〉〈사진=장시TV 캡처〉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기 위해 동체를 각이 지게 디자인한 외형이 스텔스 호크와 상당히 비슷해 보입니다. 은밀한 작전 수행하기 위한 스텔스 성능을 상당히 구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연구원은 3일 “미국의 한 군수업체가 F-22,F-35 등 최첨단 주력 무기의 핵심 부품을 비인가 상태로 중국 등에 수출했다가 최근 13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며 “중국은 이런 경로로 기술과 부품을 사들여 헬기 분야에서 최근 괄목할만한 기술적 도약을 이뤄냈다”고 말했습니다.

 
UH-60 블랙호크〈사진=시나닷컴 캡처〉UH-60 블랙호크〈사진=시나닷컴 캡처〉

대표적인 사례가 미군의 UH-60 블랙호크를 베낀 것으로 평가되는 Z-20 기동헬기입니다. 엔진·기체·재질 등에서 사실상 카피본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Z-20 헬기〈사진 바이두백과〉Z-20 헬기〈사진 바이두백과〉

스텔스 형상이나 도료, 재질 등 레이더 반사면을 줄이기 위한 기술도 스텔스기 젠-20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외부 입수, 자체 개발 등을 거듭하면서 상당히 축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 '신장 테러' 배후 견제? 대만 압박용?


중국 안팎의 밀리터리 매니아들은 이 영상을 퍼나르는 한편 이 헬기의 활용 목적을 놓고 갑론을박 중입니다.

첫째, 테러 대응용입니다. 중국은 아프간에서 미군의 철수 일정이 임박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 20주년을 기해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키로 했습니다. 9월11일이면 철수가 완료됩니다.

무주공산이 된 아프간은 탈레반이 다시 장악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프간은 테러 조직들의 온상으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스텔스 Z-20 예상도〈사진=바이두 캡처〉스텔스 Z-20 예상도〈사진=바이두 캡처〉

특히 신장위구르 지역을 화약고로 만들 가능성이 큰 조직 ETIM이 주목됩니다. 이들은 위구르족 청년들을 중심으로 1990년 설립됐습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해 중국 내 무장 저항 운동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이 탈레반과 연대해 반중 기치를 높이 들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 당국은 아프간과 신장 지역이 연결된 전장 76km의 와칸 회랑을 통해 중국에 충격과 공포를 안길 수 있는 테러리즘이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와칸 회랑〈사진=바이두 캡처〉와칸 회랑〈사진=바이두 캡처〉
와칸회랑 지도〈사진=인사이더 캡처〉와칸회랑 지도〈사진=인사이더 캡처〉

중국판 스텔스 호크가 실전 배치된다면 이 지역이 일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많은 이유입니다. 특수부대를 잠입시켜 요인 제거와 납치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다음 투입 대상으로 대만이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ㆍ태평양사령관이 거론했듯이 중국은 인민해방군(PLA) 창설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27년 이전 대만 병합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무성합니다.

중국에서도 2027년을 중국ㆍ대만 관계에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이 대만 상륙 작전에 나설지 아니면 대만을 비롯한 미국, 일본이 그렇게 믿게 만들고 싶은 건지 아직은 실체가 불분명합니다.

2027년을 앞두고 중국은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전쟁으로 비화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비정규 작전을 구사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습니다. 요인 납치·암살에 스텔스 헬기는 필수불가결한 무기체계로서 작전 수행에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이런 작전이 현실로 나타나 양안의 파고가 높아지면 지정학적 불똥은 한반도 주변으로 튈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판 스텔스 헬기의 개발이 심상치 않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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