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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정치 행보 나선 윤석열…'젊음의 거리' 연희동 방문

입력 2021-06-02 19:33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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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잠행모드'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활동 채비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폭넓은 접촉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는데요. 대선 캠프를 꾸리기 위한 실무 준비에도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광범위 접촉? 여기저기서 "야, 나두!"…청년의 거리 '연희동' 등장 >

한동안 '대선 수업'에 열중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모양입니다.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정치 활동을 위한 '워밍업'에 들어간 모양새인데요. 강릉에서 권성동 의원을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야, 나두" 만났다는 이야기가 속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충청 대망론'을 설파해온 정진석 의원, 그리고 '저는 임차인입니다'란 국회 연설로 화제를 모은 윤희숙 의원이 그 주인공입니다. 시간 순으로 따지면 세 명의 의원 가운데 윤 의원을 가장 먼저 찾았다고 하는데요. 윤 전 총장은 지인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이다, 윤 의원을 호평했다고 하죠? 그래서일까요. 윤 의원에게 함께 정치를 하자, 직접 제안까지 했다는 후문입니다.

윤 전 총장과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전화 통화는 했다는 사람도 여럿입니다. "이제 몸을 던지겠다", "제3지대, 신당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행보를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고 접촉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별의 순간'을 이야기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아무래도 이 예언은 빗나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1년 4월 2일 / 음성대역) : 우리 정당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지난번 프랑스 마크롱이 성공한 예가 뭐냐. 국민이 양당에 짜증을 낸 거다. 마크롱의 등장으로 두 지배 정당이 망가졌다. 윤 전 총장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에선 전당대회가 끝나면 윤 전 총장이 움직이지 않겠느냐,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합류 여부, 아직은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긴 합니다.

[윤태곤/의제와 분석그룹 더모아 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금 밖에 있어야지 그래도 중도층이라든지 호남 표라든지 이걸 조금 더 잡아 놓을 수 있을 거 아니냐, 사실 정답은 없는 거거든요. 그런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가운데서도 그 국민의힘의 지지층이라든지 의원들한테 불안감을 주지 않게 '내가 언젠가 같이 할 사람이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시라' 그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택수/리얼미터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지지율일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약간 소강상태나 하락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에 더 하락한다면 빨리 들어가겠죠. 뭔가 변화의 모멘텀을 찾으려고 할 거고요.]

당장 국민의힘에 입당할진 모르겠지만, 윤 전 총장의 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기 시작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대선 캠프를 만들기 위한 조직 구성에 착수했다는 소식인데요. 이미 대선 캠프 자리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도 후보군이지만, 종로와 광화문을 우선순위에 올려놨다고 하는데요. 이유는 '청년' 때문입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사무실 자체도 청년층과 접촉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하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청년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를 공간에부터 담아보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2030세대를 겨냥한 윤 전 총장의 행보,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난 데 이어 어젯밤엔 '젊음의 거리' 연희동을 찾았는데요.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죠.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청년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가 동행을 했습니다.

[장예찬/시사평론가 (화면출처: 유튜브 '장예찬TV') : 윤석열 전 총장은 골목상권 개발에도 당연히 독특한 문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문화를 골목상권에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들, 골목상권의 주인공은 바로 청년이어야 한다. 그것이 뜨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소상공인도 행복해지고 또 지방 경제도 살아날 것이다.]

모 교수는 "많은 정치인을 만나 봤지만 골목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윤 전 총장이 유일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가자, 민주당에서도 검증의 칼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지난달 31일) : 제가 보기에 이분이 검증이 필요하지만 하여튼 수신제가부터 하시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인의 비리 의혹, 장모의 사기 의혹에 대해서도 나중에 이게 대선후보 자격이 문제 될 정도로 심각한 겁니까?) 제가 그걸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언론이나 이런 데 나오는 내용들을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제대로 검증을 해야 될 사안이다, 이렇게 봅니다.]

송영길 대표가 차곡차곡 쌓고 있다는 '윤석열 파일', 제대로 된 한 방이 있을까 싶은데요. 일단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있는 듯합니다. 특히 장모에 대한 각별한 믿음을 드러냈는데요. 정진석 의원과 만나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은 없다" 강조를 했다고 합니다. 최근 윤 전 총장의 장모는 '요양급여 부정수급' 협의로 기소가 돼 징역 3년을 구형받았죠? 윤 전 총장이 사랑하는 조직, 검찰이 수사하고 요청한 형량입니다. 윤 전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을 비판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팩트는 판결문에 있다"고 말입니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재판 결과, 지켜보겠습니다.

< '성추행' 석 달 뭉갠 군…'억울한 죽음' 뒤 뒷북 구속영장 청구 >

지난달 21일, 공군 여성 부사관 A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함께 미래를 약속한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그날이었습니다. 지난 3월 회식 자리에서 돌아오다 벌어진 '성추행'이 A 중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겁니다. A 중사는 사건 직후, 피해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돌아온 건 회유와 협박뿐이었습니다.

[피해 부사관 아버지 (JTBC '뉴스룸' / 어제) :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날) 회식 주도했던 노 상사라는 사람이 코로나도 문제 되고 피해를 받으니 없던 걸로 하자 한숨 푹푹 쉬면서 압박을 하기 시작합니다. 소주도 갖다 놓고 장장 세 시간 동안을 우리 여식을 붙잡아 놓고 교묘하게 인생 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압력을 넣고…]

함께 군 생활 중인 피해자의 남자친구까지 압박했습니다.

[김정환/피해자 측 변호인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 어제) : 이 사건에 등장하고 있는 상관들이 결국에는 피해자의 상관이자 피해자 남자친구의 상관인데, 남자친구에게 추행 사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피해자만 조용히 하면 부대도 조용할 거 아니냐, 라는 식의 회유나 협박을 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중사는 가해자에게서 "고소하면 자살하겠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하는데요.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가장 기본적인 보호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불안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리던 A 중사는 결국 본인이 전출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정기인사까지 기다리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지난 4월, 성고충담당관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낸 뒤에야 전출이 결정됐습니다.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공군 본부가 뒤늦은 조치에 나선 겁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전출 간 부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듯합니다. '2차 가해'가 피해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김정환/피해자 측 변호인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 어제) : 전출 간 부대의 부대원들도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모두 아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고, 그리고 실제로 그 부분에 대해서 피해자가 피해자의 남자친구에게 호소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수사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결국 부대를 옮긴 지 나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뒷짐만 지고 있던 공군 당국이 뒤늦게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며 '뒷북'을 쳤습니다. 유족의 수사 요구에도 무시로 일관하던 공군이 말입니다. 믿음이 가시나요? 결국 국방부가 '키'를 쥐기로 했습니다.

[부승찬/국방부 대변인 (어제) :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서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상관의 합의 종용이나 회유, 사건 은폐 등 추가적인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군검경 합동 수사 TF를 구성해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여론이 무섭긴 한가 봅니다. 군 검찰단이 하루 만에 성추행 가해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신병도 확보했습니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는데요.

[배준영/국민의힘 대변인 (어제) : 부사관의 성추행 신고에 군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보호했습니다. 동료 군인들을 생각해 봐달라는 등 조직적인 은폐와 회유 압박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군 기강이라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마음 놓고 군대에 보낼 수 있을 것입니까?]

[오현주/정의당 대변인 (어제) : 최근 육군훈련소 인권침해 문제부터 이번에 발생한 공군 선임 부사관 강제추행 사건까지 군대 내 인권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 재발방지 대책만 반복하지 않으려면 병영문화를 인권 친화적으로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매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가해자를 비롯해서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을 군 당국에 요청합니다. 저희 당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서 국방위, 법사위, 여성가족위를 열어서 이 문제를 철저히 다뤄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재발방지 대책,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늘 나오는 이야기죠? 아마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지난 2014년,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JTBC '뉴스룸' (2014년 10월) :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어젯밤에 긴급 체포된 현역 사단장에 대해서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일선 사병과 장교에 이어서 현역 장성까지 이렇게 성범죄에 연루가 되니까 군은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어쩌다가 군이 이 지경까지 됐는지…]

이 지경까지 이른 군, 당시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기도 했죠?

[한민구/당시 국방부 장관 (2014년 10월) : 성 관련 사고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입니다.]

[김민석 /당시 국방부 대변인 (2014년 10월) :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지게 하는 등 국가 안보를 좀먹는 이적행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위반자는 발본색원해서 일벌백계로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습니다.]

과연 엄정한 처벌이 이뤄졌을까요? 2015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군사법원에서 다룬 성범죄 재판 가운데 실형 선고는 단 10%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기간 민간인들이 성범죄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25%였습니다. 군이 15%포인트나 낮은 겁니다. 지난 2015년에 나왔던 기사입니다. 제목이 "군 성범죄 실형 12% 불과…'솜방망이' 처벌 여전"이라고 돼 있는데요. 그나마 있던 솜방망이에서도 솜뭉치가 좀 빠져나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군 당국과 정치권, 이번엔 어떤 후속대책을 내놓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 국민의힘 광범위 접촉? 여기저기서 '야, 나두!"…청년의 거리 '연희동'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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