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일) 밀착카메라는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에도 사람들이 몰린다고 전해드렸던 게 1년 전인데, 그 이후로 울타리가 쳐졌고 최근에는 공원에 몇 명 이상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이러자 일부 사람들이 담을 뛰어넘어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마치 부산행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시민도 있습니다.
이예원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1년 전, 술 마시는 인파로 북적이던 부산 수변공원.
이후 펜스가 설치됐습니다.
저녁 6시가 되자 안전요원들이 등장합니다.
자정까지 공원에 머무는 사람이 2천 명이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지난달부터 시작됐습니다.
출입구 앞에는 이렇게 안심콜 후 입장하라고 써있습니다.
저도 조금 전에 전화로 확인을 받았는데요.
그러면 이렇게 안전요원이 도장을 찍어줍니다.
이 때부터 입장할 수 있는 겁니다.
저녁 7시 반, 출입구 한 곳이 닫힙니다.
[이고준/안전요원 : (1번으로 가주세요, 폐쇄입니다. 1번으로 가주세요.) 지금 3번 앞에 사람이 너무 밀집되어 있어서 6번이나 1번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 3번을 닫았습니다.]
저녁 8시 반이 되자 이번엔 아예 출입을 막습니다.
출입 관리를 시작한 지 2시간 반 만에 2천 명이 다 찬 겁니다.
[수변공원 인원 초과됐습니다. 금일에 입장이 안 되십니다.]
공원은 사람들로 빽빽해, 누가 일행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담벼락 위에 자리를 잡거나 공원 옆 놀이터로 가 술을 마십니다.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는 밤 10시가 되자, 안에 들여보내달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몰립니다.
[방문객 : 우리 세 명만 넣어주면 안 돼요? (안 됩니다.) 서울에서 왔는데…(안 돼요. 다 넣어야 됩니다, 그럼.)]
다른 쪽에선, 안전요원의 눈을 피해 담을 넘습니다.
술과 음식을 먼저 안에 있는 일행에게 넘겨주고 펜스에 올라타 넘어갑니다.
담을 넘던 사람들을 쫓아가 봤습니다.
[방문객 : (넘어도 된대요?) 안 된대요. 안 볼 때만.]
[방문객 : (넘어갈 만해요?) 누구한테 엉덩이 잡아달라고 해요.]
밤 11시가 되자 더 심해집니다.
출입구에서는 여전히 입장을 막지만,
[금일 공원 인원 초과로 입장 제한 중입니다.]
다른 쪽에선 펜스를 뛰어 넘어다닙니다.
[안전요원 : 담 넘지 마세요! 저기요!]
펜스를 넘다가 넘어지거나, 소주병을 넘기려다 깨트리기도 합니다.
출입문을 흔들더니 틈을 만들어 그 사이로 들어가기도 하고, 서로 요령도 공유합니다.
[방문객 : 신발 벗으면 편해요. 신발 벗으면 돼요. 진짜 100%, 100%.]
이쯤 되면 안전요원이 말려도 소용없습니다.
[안전요원 : 술 많이 드신 분들, 그런 분들은 욕을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어디 사냐 협박하는 경우도 있어요.]
지켜보는 사람들은 놀랍니다.
[그거 같지 않냐? 부산행. 영화 보는 것 같아, 진짜로.]
구청은 이런 사람이 많지 않다는데,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 : 담을 넘긴 하시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취재진이 토요일 밤에 본 것만 100명 가까이입니다.
자정이 되자 안전요원들이 퇴근하고 출입구 앞에 줄을 섰던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안심콜을 걸지 않아도, 그리고 손목의 도장을 보여주지 않아도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겁니다.
취재진이 찾은 토요일 밤, 안심콜에 집계된 건 3,100명인데 담을 넘는 사람이나 자정 이후 들어오는 사람까지 더하면 훨씬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유진/부산 민락동 : 주변이 많이 시끄러워요. 시끄럽고 쓰레기 같은 것도 밤에 많이 버리니까 주민들이 많이 불편을 느끼고.]
펜스를 설치했던 구청은 이제 공원을 이용하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검토 중입니다.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 : 부산시는 (1일부터) 11시까지 연장됐거든요, 식당 같은 데가. 저희도 거기 맞춰서 11시까지 할 건지 그냥 놔둘 것인지 고민 중이에요.]
공원엔 다시 날이 밝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많은 사람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밤이 되면 이곳에선 또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요.
공원이 멍들어 이용에 제약이 생기면, 그 피해를 보는건 이곳을 찾는 수많은 시민들일 겁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정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