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친절하게, '김소현의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째 브리핑 < 토론회? 퀴즈쇼? > 입니다.
어젯밤(31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첫 TV토론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토론회인지 퀴즈쇼인지, 헷갈리는 장면들이 좀 나왔는데요.
[역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10초 만에 부탁드립니다.]
[제 질문에 답해주십시오.]
이준석 후보가 마치 시험을 보듯 질문 공세를 이어간 겁니다.
수능시험처럼 영역별 퀴즈도 등장합니다.
[논리영역입니다. 이준석은 하버드 대학교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학했습니다. 노무현 재단은 2009년에 설립됐습니다. 이준석은 노무현재단의 장학금을 받았습니까?]
왜 이런 질문 던진 걸까.
이 후보, 정치인을 공천할 때 독해나 컴퓨터 능력 같은 자격시험 도입하겠다, 이런 공약 내 걸었거든요.
그 예시문항으로 이런 문제 낸 겁니다.
또 극우진영에서 공격 중인 자신에 대한 의혹에 해명까지, 일석이조의 효과 노린 거죠.
하지만 질문받은 상대 후보는 기분 좋을 리 없겠죠?
[테스트 하는 그런 질문에 답변하고 싶진 않아요.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이준석 후보랑 오늘 토론하니까 새로운 방법인 것 같기도 하지만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네요.]
그래도 이 후보, 이게 효율적인 대화법이다, 이렇게 생각한 모양입니다.
오늘 인터뷰에서도 이런 대화법 이어갔는데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의 범죄 의혹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답을 하는 대신, 이렇게 또 질문으로 되받아친 겁니다.
[장인을 사랑해서 결혼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김어준 씨는 뭐가 사랑이라고 보세요? 와이프분이 진짜 사랑스러운데…]
[그러니까 제 말은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데 이준석 후보도 제1야당 대표가 되면 계속 질문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단 점,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할 일이 갈수록 더 많아질 거란 점, 그것도 잘 알고 있는 거겠죠?
다음 브리핑 < 변신? 변심? > 입니다.
이번 브리핑은 어느 교실의 영상으로 시작해보려는데요.
[(어, 선생님 오셨다. 어 샘, 안녕하세요?) 내가 체육선생이거든 (아닌 것 같은데) 이것 좀 받아봐]
선글라스에 체육복 차림으로 등장한 샘, 정세균 전 총리죠.
자신을 지지하는 청년 모임에 이런 차림으로 등장한 건데 '옆반 정복'이란 급훈도 눈에 띕니다.
좀체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점잖은 이미지를 깨려는 시도로 보이는데요.
[독도를 저(일본) '놈'들이 뺏어가려고 하는 짓을 하는 걸 우리가 절대 용납 못하는 거 아닙니까.]
심지어 나도 욕할 줄 안다 이러면서 욕하는 영상 올렸다가 삭제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이름을 딴 NY 퀴즈로 '엄중은 접고가겠다'는 정치인도 있습니다.
[(나 정도면 꼰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 둘, 셋.) '이미 꼰대가 되었구나'하고 인정하죠. 청년들께 고백하는 겁니다. (지금 굉장히 가벼운 코너기 때문에)]
글쎄요, 엄중한 이미지 벗기는 쉽지 않아보이는데요.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특기인 공부로 친근함 어필했고요.
[흰 개와 검은 개가 결혼하면 어떤 색 개가 나올까요? 그걸 처음 연구한 사람이 멘델입니다. (몇년도에?) 아주 오래 전에 맨들맨들해서 맨델인가?]
일찌감치 유튜브에 뛰어든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일상을 찍는 '브이로그'까지 올렸는데, 정치인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뭐 아직 일반 뉴스같긴 합니다.
대선의 시계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정치인의 변신, 유권자들의 마음을 바꾸는 변심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죠.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