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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하이에나식 수사 '사냥'"…한동훈 "초현실적 망상"

입력 2021-06-01 19:24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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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조국 전 법무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오늘(1일) 공식 출간됐는데요.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검찰개혁에 나선 자신을 '사냥'하듯 수사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조 전 장관 수사를 총괄했던 한동훈 검사장이 반박에 나섰는데,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자산어보' : 선생님의 그런 잘못된 생각이 식구들을 죽일 수도 있는데 사모님과 어린 자식들은 사람으로도 안 보이십니까! (이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이 나라의 주인이 성리학이냐 백성이냐?]

천주교도였죠? 성리학에 반한다는 이유로 흑산도에 유배됐던 정약전. 그의 삶을 다룬 영화 '자산어보'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오늘 출간된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서 최근 아들과 함께 이 영화를 감상했다고 밝혔는데요. 영화를 본 아들이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우리 집 이야기 같네요." 조 전 장관은 "멸문지화, 그리고 이를 극복해가는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본인의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멸문지화'(滅門之禍)' 한 집안이 멸망하여 없어지는 큰 재앙이란 뜻인데요. 성리학에 도전했던 정약전의 모습에서 검찰개혁에 나섰던 스스로를 투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 전 장관은 본인을 '새끼 호랑이'에 빗댄 글을 인용했는데요. 검찰개혁에 나선 '새끼 호랑이'가 기득권을 지키려는 '표범'에게 사냥을 당했다는 겁니다.

[윤석열/당시 여주지청장 (2013년 10월) : 수사라고 하는 것이 이게 초기에 어떤 사태를 딱 장악해가지고 어느 정도까지 갈 때는 그거는 막 정말 그 표범이 사냥하듯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뭐 그렇게 해서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된다면은 저는 어떤 불이익이라도 감수할 용의가 있고 그런 생각을 한 거는 사실입니다.]

표범식 사냥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까지 건드렸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국펀드'라던 '사모펀드' 의혹은 어느새 사라지고, 자녀들의 '입시비리' 의혹만 남았다는 겁니다. '별건 수사'의 '별건'으로 말입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 때문에 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걸로 알려져 있죠?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JTBC '뉴스룸' / 2019년 10월) : 애국심에서. 제가 일단 이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으로 오면 국정도 엉망이 되고 나라가 큰일 난다 해서 국회 청문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8월 하순에 곧바로 20군데 압수수색 첫날 시작해서 70군데를 그동안에 압수수색을 했고요. 그다음에 국회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에 장관의 배우자를 기소함으로써 배우자가 기소된 상황에서 장관할 수 있냐 이렇게 갔고요.]

조 전 장관은 '기승전조국'이란 표현도 썼는데요. '초미세먼지 털이식' 검찰 수사를 당했지만, 자신과 관련돼 밝혀진 '권력형 비리'는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단행한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해선 '검찰의 쿠데타'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죽은 권력' 혹은 '죽을 권력'만 물어뜯는 검찰의 '하이에나 본성'이 드러난 거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과반 확보를 확신했다는 주장도 내놨는데요. 근거는 익명으로 진행된 PD수첩의 인터뷰였습니다.

[현직 검사 익명 인터뷰 (MBC 'PD 수첩' (지난해 9월 8일) / 음성대역) : 대윤(윤석열)이랑 주위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과반이 될 걸로 확신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되면 공수처 법안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시 뒤집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작년이나 올해 1월까지는 탄핵까지도 염두에 뒀으니까요.]

조 전 장관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월성 1호기 폐쇄 사건, 그리고 최근의 김학의 불법출국 금지 사건까지 '검찰 정치'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는데요. 수구보수진영의 환호와 구애 속에 윤 전 총장이 '택군'을 넘어 '군주'가 되기로 한 거다, 추론을 했습니다.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조 전 장관은 스스로를 '사과'라고 표현했는데요. 겉과 속이 모두 빨간 '토마토'가 되지 못하고 겉은 빨갛지만 속은 하얀 '사과'다, 고백을 했습니다. 겉과 속이 똑같지는 못했다는 겁니다.

[조국/전 법무부 장관 (2019년 8월) :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일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합니다.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조 전 장관은 '위선'이란 비판에 다시 한번 사과했습니다. 다만, 다음 글도 함께 인용했습니다.

[조형근/사회학자 (음성대역) : 현 정권의 '내로남불', 위선에 대한 비판이 상당하다. 권력의 위선에 대한 비판은 늘 옳다. 그러나 위선으로 입은 상처를 솔직한 악덕으로 치유할 수는 없다. 역설적이지만, 위선이야말로 선을 닮고 싶은 우리의 또 다른 본성을 증거한다.]

조 전 장관의 '위선', 공정의 문제라고도 하죠? 아직까지 정치권에선 뜨거운 감자입니다. 특히 지난 재보선에서 참패한 민주당 입장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유지호/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청년당원 (지난달 25일) : 최순실, 정유라 사건 때는 모두가 한목소리로 목소리를 높여서 최선을 다해 비난했고 또 비판했습니다. 그렇지만 조국 사태를 두고는 결이 다르다고 하면서 같은 비교 대상에 놓지도 말라고 합니다.]

송영길 대표가 오늘 '민심 경청' 프로젝트를 마쳤죠? 내일 결과 보고와 함께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는데요. 아무래도 '조국 사태'와 관련한 질문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당내에선 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그가 흘린 피를 잊어선 안 된다", "조국 수렁에 빠질 순 없다",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생각이 제각각입니다. 조국 사태에 대해 당이 입장을 내는 게 맞느냐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립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조국 전 장관 같은 경우에는 민정수석이었고 법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민주당에 당적을 보유할 수 없는 공무원 신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제 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재판받는 그런 사건 내용을 보더라도 공무원 시절에 저질렀던 어떤 권력형 비리 그게 아니고 과거에 10여 년 전 있었던 사인 민간인 시절에 벌였던 일이기 때문에 이것을 당이 대신 나서서 사과를 한다는 것 자체가 주체로서 적절한가라는 이런 고민이 있고요.]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민주당은 '민주당의 시간'을 가져야 된다고 봐요. 은 조국의 권리지만, 민주당의 시간은 민주당의 의무입니다. 4·7 재·보궐 선거의 민심의 명령은 민주당이 좀 달라져라, 민주당이 좀 변화해라, 이런 뜻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민주당이 그동안 어떤 것을 잘못했고,  어떤 것을 달라지게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자기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유권자들에게, 지지층에게 보여드려야 된다고 생각…]

일부에선 조 전 장관을 원망하는 듯한 메시지도 나왔습니다. 왜 하필 지금 회고록을 냈냐는 겁니다.

[신경민/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어제) : 꼭 책을 내야만 했느냐, 라는 게 첫 번째 질문이고 두 번째 질문은 왜 지금이냐, 라는 거죠. 물론 조국 전 장관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억울한 대목도 있고 윤석열 전 총장한테 매우 유감스러운 일들이 굉장히 많을 거기 때문에 얘기를 하고 싶겠지만 이렇게 되면 또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또 전면에 등장을 하게 되고 조국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라가고…]

[이동학/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돌아선 20대들은 어떤 점에서 돌아섰다고 생각하세요? 어디서 실망했다고 생각하세요?)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혹은 사회에서 사람들이 요구하고 있는 (공정 등) 그런 잣대에 민주당이 지금 우리 사회가 지켜야 될 그 자체가 흔들려가고 있는 거예요. 민주당의 길은 민생의 길이다, 라고 하는 것을 지금 분명하게 긋고 갔으면 좋겠고요. 저는 사실 회고록이 이번에 나오는 게 아니라 다음 대선 끝나고…]

동정어린 시선도 있었습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한 일에 비해 집안이 너무 가혹하게 당했다"며 "인간적으로 동정도 가고 이해도 간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풍비박산'이 났다는 겁니다. 다만 "그동안 아주 고고하고 거룩한 사람처럼 해왔던 것에 비해서 좀 부끄러운 일들을 많이 했지 않느냐"며 "업보로 생각하는 게 더 위안이 될 거다"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반면, 분노 어린 시선도 있었습니다. 바로 한동훈 검사장입니다. 한 검사장은 조 전 장관의 회고록을 조목조목 반박했는데요. 먼저, 조 전 장관의 임명을 막기 위한 검찰의 '사냥'이었다는 주장엔 이런 답변을 내놨습니다.

[한동훈/검사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 음성대역) : 여기저기 찔러보는 조국 측 음모론 중 하나일 뿐입니다. 조국 수사는 한건 한건 청문회 전후 국민들과 언론이 제기한 합리적 의문과 고발을 기초로 한 수사입니다.]

'검찰의 쿠데타설'도 일축했습니다. "범죄를 덮어주지 않으면 역심이고 쿠데타인가"라며 "절대왕정이냐"고 지적했는데요. "조국 사태 때가 정권이 가장 강할 때였다", "추미애 같은 사람 한 명이 이렇게 쉽게 망가뜨릴 수 있는 검찰이 무슨 쿠데타를 하고 역모를 하느냐"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은 '초현실적 망상'이라는 지적도 했는데요. "뇌피셜 말고 팩트는 정경심과 조범동, 조권의 판결문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국을 수사한 검찰총장과 검사들은 전부 모욕당하며 쫓겨나고 좌천됐다"며 "자기가 피해자인 척하는데, 이렇게 힘 센 피해자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인 조 전 장관을 수사하다 숙청됐다는 한 검사장, 검찰이 문재인 정부를 '죽어가는 권력'으로 보고 물어뜯었다는 조 전 장관, 결국 판단은 국민들의 몫일 듯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조국 "하이에나식 수사 '사냥'…검찰의 쿠데타"…한동훈 "초현실적 망상…팩트는 판결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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