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의 투기도 지금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금이 부담되니까 공시가격이 1억 원이 안 되는 수도권 외곽의 아파트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아파트를 싹쓸이하는 바람에 그 지역에 실제 살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자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흥의 20년 된 아파트 단지입니다.
여기 거실에 방 하나, 또는 원룸형 작은 아파트는 지금 사고 싶어도 매물이 없습니다.
[인근 부동산 : 물건이 없어요. 잘 나가요. (매물) 하나 나오면 대기자가 많아요.]
16개 동 중에 33㎡ 미만인 작은 평수는 모두 네 동입니다.
올해 들어서부터 지금까지 이 아파트에서 이루어진 매매 329건 중 287건, 전체의 87%가 이 네 동에서 나왔습니다.
공시가격은 8천에서 9천만 원 선입니다.
대부분이 세를 끼고 산 '갭투기'입니다.
직접 들어와 살진 않습니다.
[아파트 주민 : 다 세 주는 거니까, (가격) 오를 때를 기다리는 거지…세 개 산 사람도 있고.]
이런 작은 아파트가 투기 대상이 된 건 지난해 7월 부동산 대책 때 세금 강화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입니다.
집을 여러 채 사면 최대 12%까지 취득세를 내도록 했지만, 공시가격이 1억 원 미만이면 이전과 같이 1.1%를 적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택 수를 산정할 때도 제외됩니다.
[김성달/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 실수요자 보호한단 차원으로 예외를 둔 것들이, (가격이) 끌어올라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주택공간마저 투기세력한테 상품화된 것이 아닌가…]
갭투기 대상이 된 시흥 아파트의 경우 당장 거래량이 늘면서 4월엔 매매가가 처음으로 1억 7천을 넘어섰습니다.
매물이 크게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이곳에서 사는 서민들은 살 집을 구하는 게 더 어렵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