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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 많은 '급식 바우처' 지급…긴급회의 대책도 부실

입력 2021-05-29 19:36 수정 2021-05-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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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로 등교할 수 없는 날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급식을 못 먹는 경우도 많죠. 학생들 끼니 거르지 말라고 세금 560억 원을 들여 '급식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는데요. 못 사 먹는 음식이 너무 많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 이 틀전에 저희가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래서 어제(28일) 서울 교육청이 긴급 대책회의까지 열었는데 내놓은 대책 역시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교육청에서 제가 돈을 받았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 두 명이 있는데요.

1인당 10만 원씩, 이렇게 2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 돈으로 이제 맞벌이 부부같은 경우에는 점심 챙겨주기가 이제 온라인 수업 때 힘들다보니까 이걸로 급식을 챙겨주라는 건데, 급식 거리 사러 여기 편의점으로 제가 한 번 들어가보겠습니다.

급식을 대용하는 취지에 맞게.

[편의점주 : (사장님 급식바우처 사용되죠?) 아 예.]

그 취지에 맞게 점심을 한번제가 골라볼게요.

여기 바로 앞에 있네요.

삼각김밥 그리고 라면 좋습니다, 라면. 이렇게 라면.

그리고 마실 것도 골라야죠.

바나나맛 우유 하나 고를까요?

그리고 이렇게 마시는 요거트.

저희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제품들입니다.

사실 편의점에서 뭐 몸에 안 좋은 거를팔지는 않습니다.

이거 다 바우처로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편의점주 : 손님 그거 바우처 사용 안 돼요. (아니 이게 왜 안 돼요?) 바우처로 계산 안 되는 것만 고르셨어요. 바우처 안 돼요.]

바우처로 살 수 있는 제품입니다.

도시락, 제철과일, 흰 우유, 두유, 야채샌드위치, 과채주스, 샐러드, 떠 먹는 요거트, 훈제계란, 김밥류 이렇게 딱 10종류입니다.

흰 우유와 달리 딸기나 바나나 우유는 못 삽니다.

떠먹는 요거트는 되지만 마시는 요거트도 안 됩니다.

도시락도 나트륨, 칼로리, 단백질 등 영양기준이 맞아야 구입 가능합니다.

조건이 까다로워 살 수 있는 상품은 금방 다 떨어집니다.

비난이 커지자 서울교육청은 어제 긴급급식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서 급식 바우처로 살수 있는 품목을 늘립니까? 그랬더니 답변은 이랬습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 : 급식 기준이 바뀐다면 모를까. 딸기 바나나 우유는 (늘어나는 품목이) 안 될 테고요. 마시는 요구르트도 설탕 함량이 낮은 게 있다면 가능하겠죠.]

품목을 늘리는 건 논의 중이지만 영양기준은 지키겠다.

그러면 살 수 있는 품목이 뭐 많이 늘어나지는 않겠네요.

그럼 두 번째 질문 가보겠습니다.

학교에서 급식 도시락을 만들어서 학생에게 배달하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제안을 했는데요.

어떻게 대답이 나왔는지 또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 : (배달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택배비 문제도 있고요. 점심 때 배달된 음식을 학생이 저녁에 확인해 음식이 상할 수도 있고요.]

위원회까지 긴급소집됐지만 바뀌는 건 별로 없습니다.

바우처 제도라는 게 이 점심 굶는 학생들 도시락을 챙겨주자라는 좋은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좋은 취지를 잘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현장이 얼마나 복잡한지 잘 알아야 되지 않을까요.
 
(영상디자인 : 오은솔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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