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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5주기 구의역에 모인 산재 유족…"다시는 아픔 없게"

입력 2021-05-29 16:42

구의역 9-4 승강장 헌화 행렬…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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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9-4 승강장 헌화 행렬…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요구도

'김군' 5주기 구의역에 모인 산재 유족…"다시는 아픔 없게"

홀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 군(당시 19세)의 5주기이자 그의 생일인 29일 산업재해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공공운수노조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대합실에서 구의역 5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산업재해 등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검은색 옷차림에, 흰색 국화꽃을 손에 들고 김군을 추모했다.

대회사를 맡은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구의역 참사 5주기를 맞이해 억울하게 희생된 산재 노동자들을 추모하려고 유가족들과 함께 모였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반드시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매년 산업재해 등으로 사망하는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다시 유가족이 양산되는 사회를 끝내보겠다고 싸웠지만 한참 부족했던 것 같다"며 "김군이 사망한 지 5년이 지났지만 또다시 다짐하고, 규탄하는 자리가 거듭되어야 하는 현실이 고인들에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산재 사망을 줄이겠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평택항에서 이선호씨가 목숨을 잃은 것은 예견된 죽음이었다"며 "비용 절감보다 생명 존중 가치가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도록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정치인, 시민들은 김군이 숨진 구의역 9-4 승강장으로 이동해 헌화하고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추모제 이후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서울교통공사노조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해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논의했다.

이들은 현행 철도안전법의 목적 조항을 구체화하는 등 방식으로 개정할 것과 철도 안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안전감독기구' 도입 필요성 등을 제안했다.

청년전태일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도 이날 구의역 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구의역 진상조사단의 권고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참사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많은 부분에서 진상조사단의 권고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신설된 '승강장안전문관리단'이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구의역 참사 당시 2인 1조가 지켜지지 않는 적은 인원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었음에도 최근 공사가 552명이었던 PSD 분야 인원을 451명으로 감축했다며 현장의 안전 인력 감축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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