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에 구금된 과도정부 전 대통령·총리는 석방
아프리카 말리 헌법재판소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과도 정부를 출범한 군정 수장에게 대통령직을 수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말리 헌재는 28일(현지시간) 대통령이 공석인 상태라면서 군 대령 출신인 아시미 고이타(38)가 "변화기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과도 정부의 대통령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고이타는 지난해 8월 18일 젊은 장교들과 함께 부패 등을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당시 대통령을 몰아낸 인물이다. 그는 18개월 기한의 과도 정부를 출범하고 부통령을 맡았다.
이후 바 은다우 임시 대통령과 모크타르 우안 총리가 과도 정부를 이끌어 왔으나, 지난 24일 개각을 둘러싸고 군부와 갈등을 빚은 뒤 수도 바마코 외곽 군사 기지에 구금됐으며 이틀 뒤 사임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이 공석이 되자 헌재가 고이타의 대통령 기능 수행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고이타가 과도정부 최고 지도자들까지 결국 축출하고 스스로 지도자 자리에 오르면서 쿠데타 후 9개월 만에 군정이 다시 과도정부의 통제권을 잡게 됐다.
같은 날 고이타의 특별보좌관인 바바 시세는 블룸버그와 통화에서 내년 선거가 열리거나 새로운 지도자가 나올 때까지 고이타가 말리의 국정 운영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타는 또 수일 내로 새로운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 군부에 구금된 은다우 대통령과 우안 총리는 27일 석방됐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프랑스, 서아프리카 지역 협의체 등은 이들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15개 회원국을 둔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30일 가나에서 말리 사태와 관련한 정상회의를 열고 제재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