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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선 최종후보 7명 압축…강경 보수 일색 파장|아침& 세계

입력 2021-05-28 09:15 수정 2021-05-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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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다음 달 18일에 치러지는 이란 대통령 선거 최종 후보 7명이 결정됐습니다. 어제(27일)부터 후보들의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이란 대통령 선거를 관장하는 헌법수호위원회가 지난 11일부터 닷새 동안 후보 등록을 받았습니다. 전과가 없고 석사 이상의 학력 소지 등 출마 자격을 발표했는데 모두 592명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헌법수호위원회는 적격 심사를 거쳐 지난 25일 7명의 최종 후보를 확정했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사법부 수장 '에브라힘 라이시'와 핵합의 수석 대표를 맡았던 '사이드 잘릴리'입니다. 두 사람 모두 강경 보수 성향의 인물입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나머지 후보들 역시 대부분 강경 보수파로 분류됩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국회의장 '알리 라리자니' 등 중도 개혁 인사들은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중도 성향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들도 모두 배제됐습니다. 결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강경 보수 정권이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며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게 중도 개혁파 후보들을 살려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하산 로하니/이란 대통령 : 선거의 본질과 핵심은 경쟁입니다. 이 본질을 빼앗아버리면, 선거는 죽은 시체가 되고 실패합니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에 강경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핵 합의 반대 세력인 혁명 수비대가 발언권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강경 보수 일색의 후보군에 대해 이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선 거부 움직임도 시작됐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2월 총선 때도 중도 개혁 성향 후보들이 대부분 배제되면서 42.6%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수도 테헤란의 경우 투표율이 25%에 그쳤습니다. 어제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는 연설을 통해 직접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 이란 국민 여러분, 선거는 하루 만에 치러지지만 그 효과는 수년간 남아있습니다. 선거에 참여하십시오.]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 대통령 선거 중동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연구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먼저 이란 대통령 선거의 특징부터 살펴보죠. 592명이 후보 등록을 할 정도로 출마는 자유로운데 헌법수호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야 하는 구조입니다. 헌법수호위원회의 권한이 정말 막강한 것 같습니다.

    원래 헌법수호위원회는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그 법이 이슬람 정신에 어긋나느냐, 어긋나지 않느냐를 심판했던 곳인데요. 이러한 권한이 1991년부터는 이제 선거, 모든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자격을 심사하는 기관으로 또 확장이 됐습니다. 최고지도자가 헌법수호위원회 12명에 대해서 모두 임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반영되는 곳이고요. 헌법수호위원회는 말 그대로 이란의 정치적인 앞날이라든지 국가의 가는 길을 거의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이번 대통령 선거 역시 마찬가지로 이러한 상황에서 출마 자격 제한을 거는 겁니다.

 
  • 로하니 대통령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게 중도개혁파 후보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신정 일치, 그러니까 종교와 정치가 사실상 하나인 국가 이란의 특성상 최고지도자가 절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은 아무래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쉽게 말하면 그냥 2인자고요. 최고지도자가 국방권 그리고 외교부 장관 외교권. 심지어는 정보까지 다 장악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말 그대로 행정부 수반입니다. 수반인데 물론 국가적으로는 서열 2위이긴 하지만요. 로하니 대통령의 요청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거절을 했고요. 헌법수호위원회가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고 얘기됐고 본인은 이러한 일에 나서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물론 최고지도자가 이렇게 나서지 않는 경우는 없었어요. 실질적으로 이전 선거에서 탈락된 사람들을 구제한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아주 작정하고 마음을 먹고 아예 개입을 안 하겠다고 얘기하지만 실질적으로 헌법수호위원회가 모든 걸 다 결정한 것 같습니다.

 
  • 이대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말이죠. 이란의 강경 보수 정권이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서방국가들의 우려대로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는 악재가 될까요?

    강경 보수가 들어설 거는 이미 예견됐던 거라고 봐야 될 거고요. 또한 그러한 위험은 판단했을 거고 지금 아마 최고의 관심은 미국이 JCPOA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인데 아마 그거까지는 복원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 아주 굉장히 어려운 협상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경 보수파 그리고 혁명수비대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잡음은 없지 않아 계속 나올 거고 다만 미국이 복원은 할 것 같습니다.


중도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8월 임기를 마칩니다. 하지만 이미 레임덕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전문가들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 시한은 사실상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 대통령 선거까지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란 핵 합의가 다시 한번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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