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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청춘, 짐승 같았던 삶"…국가폭력 민낯 드러날까

입력 2021-05-27 20:31 수정 2021-05-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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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기 진실과 화해 위원회는 이춘재 사건 말고도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을 조사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모가 없는 아이나 집이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데려가서 강제로 노역을 시킨 서산개척단 사건을 비롯해, 국가가 저지른 여러 폭력과 탄압 사건들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땅 정말로 여기를 개간하면 땅을 공짜로 줍니까?]

[땅 배분은 나라가 약속했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는 주로 부모가 없거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충남 서산의 폐염전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당시 20대였던 정영철 씨는 염전을 농지로 개간하면 땅 3000평을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갔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고통뿐이었습니다.

[정영철/서산개척단 진상규명대책위원장 : 억울한 걸 우리가 좀 밝히고 죽어야지. 짐승같이 산 것, 정부한테 빼앗긴 청춘을.]

정씨 같은 피해자들은 폭행이 난무하는 강제 노역에, 처음 보는 사람과의 강제 결혼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인권유린을 당했습니다.

[정영철/서산개척단 진상규명대책위원장 : 깡패도 아니고 도둑놈도 아닌 사람들을 몰아서 자기들 마음대로 만들었단 말입니다.]

2000년대 영화로 널리 알려진 실미도 사건.

1968년부터 실미도에 3년 넘게 감금돼 가혹한 훈련을 받던 북파공작원들이 탈출하던 중 군경과의 교전으로 20명이 숨졌습니다.

지난 2005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가 있었지만 유족들의 한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심규범/실미도 공작원 유족 대표 : 나라에서 잘못된 부분을 몇십 년 은폐를 하다가 시신도 못 찾고… 제가 생각하기론 아직 국방부에선 실미도 사건을 하극상으로 보는 부분이 있고.]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간 이같은 인권 유린·탄압 의혹 사건은 모두 328건입니다.

[정근식/2기 진실화해위원장 : 침묵을 깨고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용기를 드리고 진실을 밝혀드리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 수용시설 인권 침해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과 선감학원 사건 등이 포함됐습니다.

조사는 3년에서 길게는 4년 간 이어질 예정입니다.

(화면제공 : 인디플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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