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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그룹 vs 신진그룹…'점입가경' 국민의힘 계파 논쟁

입력 2021-05-27 19:38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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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계파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집중 공격하고 있는 건데요. 이 전 최고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박준우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참호격투, 진흙탕물에 들어가 맨몸으로 힘을 겨루는 종목인데요. 군인들이 유격훈련 받을 때 반드시 거쳐가는 코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저도 소싯적에 흙탕물에 몸 좀 적셔봤더랬죠. 그땐 몸이 좀 더 좋았던 거 같은데 그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아무튼 참호격투, 1대1 대결도 있지만 팀전도 있습니다. 여러 명이 부딪쳐 참호 밖으로 상대팀을 모두 밀어내면 이기는 건데요. 요 며칠 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지켜보자니 참호격투 팀전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중진그룹 대 신진그룹 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먼저 중진그룹 팀원부터 살펴볼까요. 주호영 의원, 나경원 전 의원, 그리고 당권 주자는 아니지만 홍준표 의원이 들어가 있네요. 맞은편 신진그룹을 보면요.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그리고 신진도 그렇다고 당권 주자도 아니지만 후원자 격인 하태경 의원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 판을 진흙탕으로 만든 건 바로 계파 논쟁인데요. 중진 그룹의 전략은 한 명만 집중 공격입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뽑히는 당대표가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특정 대선후보와 친분 관계가 뚜렷하면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 하더라도 그게 시비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럴 뿐만 아니라 또 공공연하게 어떤 사람을 대통령 만드는 게 내 목적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으니까 아마 그런 점을 가지고 계파라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주 의원의 공격 대상, 바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입니다. 이 전 최고가 유승민계라는 점을 꼬집은 건데요. 이 전 최고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밀어줄 거라는 의구심을 드러냈습니다. 이 전 최고가 과거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발언 때문입니다.

[유튜브 '여성신문TV' (2019년 12월 23일) :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 21대 국회에서 내가 있는 당이 압승해가지고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고 하태경 의원이랑 같이 세상을 멋지게 바꿔보고 싶다]

이 전 최고가 유 전 의원과 함께 바른미래당에 몸 담고 있을 당시 한 말인데요. 저 말이 아직도 유효하다면 이 전 최고가 공정하게 대선 경선을 관리할 수 없다고 본 듯합니다. 주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 내에 있는 계파라고는 유승민계가 유일하다고 쏘아 붙였는데요.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 계파라면 언론에서 지금 유일하게 유승민 계파만 있다고 보도되고 있지 않습니까? 의원들 열몇 명 정도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것이지 우리 당내 다른 계파는 없습니다, 지금.]

이 말인즉슨, 주 의원 본인은 계파가 없다는 설명도 되는데요. 어제(26일) 국민통합연대의 비공개 문건이 알려지면서 주 의원도 계파 논란에 휘말렸었죠. 국민통합연대는 과거 친이명박계 성향의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인데요. 이 단체가 주 의원을 당 대표로 밀자는 내용의 문건을 전국 시·도본부에 하달한 사실이 전해진 겁니다. 주 의원은 자신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친이계가 어디 있으며 제가 알기로 우파 보수 시민단체로 알고 있거든요. 거기서 저하고는 어떤 소통도 없이 그런 결정을 한 걸로 저도 나중에 보도를 보고 알았는데 현역 의원 하나도 없는 그게 무슨 계파입니까. 지금 친이계가 이명박 대통령 감옥 가 계시고 친이계가 사라진 지 언제인데 그걸 계파라고 그래요.]

나경원 전 의원도 주 의원과 함께 협공에 나섰는데요. 두 사람의 공격 방식이 흡사한데요. 이 전 최고가 얼마 전 유튜브 채널에서 한 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12일 / 화면출처: 유튜브 '시사저널 TV') : 제가 유승민계의 아마 대표급 인물인데 저는 반대 안 하고요. 유승민 의원도 반대 안 하는 걸로 인터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게 이제 그렇게 반대한다고 안 들어올 거 같지 않고요. 제가 봤을 때는. 굳이 따지자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분 안 받고 그러면 윤석열이랑 안철수 어떻게 받습니까.]

이 전 최고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기 며칠 전에 한 발언인데요. 본인이 유승민계임을 자인하는 말이었죠. 이번 당 대표는 야권을 통합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될 텐데요.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가 당 대표가 되면 통합이 아니라 분열의 당 대표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음성대역) : 출마하시기 전에 어느 어느 계의 대표격인데 이렇게 말씀하셨던 그런 인터뷰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 계파는 어느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금 밀고 있잖아요. 그러면 다른 후보들이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들어올 수 있을까 저는 그 걱정을 말씀드린 거죠.]

나 전 의원은 어제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말을 빌려오기도 했는데요. 바로 이 부분입니다.

[권은희/국민의당 원내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외관은 청년이지만 사실은 기득권 정신, 야당에는 오로지 돈과 조직이 있는 국민의힘만 존재할 뿐이다, 라는 그런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지난 야권단일화 선거 과정을 통해서 저희들이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한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의 통합을 이뤄내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전 최고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당과 합당도 어려울 거라고 지적한 건데요. 가만히 듣고만 있을 이 전 최고가 아닙니다. 이 전 최고의 주무기죠. 또다시 페이스북에 접속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음성대역) :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습니다.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게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탐욕스러운 선배들은 누굴까요.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와 작당을 했다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지목했던 사람이죠. 주호영 의원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요. 이 전 최고, 전당대회를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은 크게 심판받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계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주 의원과 나 전 의원을 동시에 저격한 셈입니다. 옆에 있던 김웅 의원도 힘을 보탰는데요.

[김웅 /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나경원 전 대표가 그 보궐선거 하기 전에 유승민 대표 찾아가서 좀 도와달라고 이야기한 게 있었지 않습니까. 그렇게 따지고 보면 유승민계에는 나경원 후보가 속해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 최근에 보니까 친이계들이 모여서 주호영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이렇게 결심하고 문건까지 만들었더라고요. 그걸 보면 아직도 계파 정치의 망령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4명이 엉켜서 싸우고 있는데 여기서 양측의 히든카드들이 나섰습니다. 중진 그룹의 히든카드는 홍준표 의원인데요. 홍 의원은 계파가 아니라 세대 교체론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세대 교체가 아니라 정권 교체라고 신진 그룹을 공격한 겁니다. 홍 의원, 김웅 의원 등과 복당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였던 걸 아직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걸까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요즘것들 (Feat. ZICO, DEAN) - 행주, 양홍원, Hash Swan, 킬라그램(KILLAGRAMZ)

이에 맞선 신진 그룹의 히든카드는 하태경 의원입니다. 오늘부터 자기가 이준석계를 하겠다고 중진들을 비꼬았는데요. "이준석 하나 이겨보겠다고 무덤 속에 파묻혔던 계파까지 끄집어내 축제 판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치졸한 낙인찍기를 중단하고 실력으로 승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참호격투 팀전 어떻게 보셨나요. 계파 논쟁도 좋지만 이제는 공약 논쟁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중진그룹 VS 신진그룹 '계파 논쟁' 점입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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