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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우려" vs "인권 보호"…'성중립 화장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2021-05-27 09:02

성공회대 학생기구 '모두의 화장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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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학생기구 '모두의 화장실' 추진

〈사진=위키피디아〉〈사진=위키피디아〉
서울 성공회대학교에 성별과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생길 전망입니다.

성공회대 학생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가 '모두의 화장실'을 설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논의를 주도한 이훈 비대위원장은 26일 JTBC와의 통화에서 "'모두의 화장실' 설치에 적극적인 학교 관계자도 있어 올해 안에 설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두의 화장실'은 '성 중립 화장실'로도 불립니다.


성별 뿐만 아니라 나이, 장애 여부, 성적 지향,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말합니다.

이훈 비대위원장에게 이 화장실을 두고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물었습니다.

Q.일각에선 성범죄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데.

A. "저희가 만들려고 하는 화장실은 한 칸이어서 들어갔을 때 다른 사람을 만날 우려가 없습니다. 현재 스웨덴은 공공화장실의 70%가 '모두의 화장실'입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 백악관에도 모두의 화장실이 생겼습니다. 일본과 대만에도 여러 공공시설에 모두의 화장실이 설치되고 있는데, 기존의 성별이 분리된 화장실이 모두의 화장실로 변화했을 때 성범죄가 더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는 전혀 존재하지 않아요. 우려의 목소리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모두의 화장실이 갖고 있었던 오해와 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Q. 불법 촬영에 대한 우려 등 여전히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A. "그 우려는 성별이 분리돼 있는 화장실에서도 제기되는 문제이고, 화장실 자체의 문제입니다. 화장실 안을 어떻게 안전하게 만드는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화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결국 '모두의 화장실'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

A. "성별이 분리돼 있는 기존 화장실은 성인 중심, 비장애인 중심, 비성소수자 중심이었습니다. 아동, 장애인, 젠더, 퀴어는 사용이 어려웠어요. 모두의 화장실이 생기게 됐을 때 한 칸에 변기, 세면대, 거울, 휠체어 장애인이 잡을 수 있는 지지대와 비상벨이 설치될 예정인데요. 그렇게 되면 세면대가 있으니 생리컵을 사용하는 여성들은 타인 눈치를 안 봐도 됩니다. 기존 화장실에는 턱이 있는 곳이 많아서 화장실에 들어가기 어렵던 휠체어 장애인에게도 (이 화장실이) 좋을 겁니다. 트랜스 젠더는 성별 분리 때문에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화장실 가지 않고 참는 일이 대부분인데, 배뇨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누구나 편안하게 눈치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시스템의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써 반대글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비대위원장은 "당연히 반대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소통과 홍보를 통해 학우들의 이해와 지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같은 학생기구의 결정에 대해 학교측 관계자는 JTBC와의 통화에서 "학교 시설이라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된다 안된다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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