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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오찬 메뉴는 '비빔밥'…안 비벼진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

입력 2021-05-26 19:58 수정 2021-05-27 07:50

한미정상회담 성과 공유
"초당적 협력" 당부도
당 상징 '4색 넥타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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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성과 공유
"초당적 협력" 당부도
당 상징 '4색 넥타이' 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1년 3개월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약 30분을 넘긴 2시간가량 진행됐는데요. 회의 분위기가 좋아서 길어졌을까요?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을 포함해서, 각 당 대표들이 간담회 후 가진 기자회견을 종합해보면 분위기가 좋아서 길어진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야말로 2시간은 '냉랭한' 분위기였습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오찬을 함께 했는데요. 메뉴는 비빔밥과 오색 전복갈비찜, 도미찜 등이었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여야가 함께 모일 때는 비빔밥을 많이 하는데, (잘 섞여 협력하자는) 의미를 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회동은 '비빔밥'과 달리 잘 비벼지지 않았고 대통령과 '오색'이 각각 딴 곳을 바라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내용과 형식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습니다. 형식 면에서 문 대통령은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그에 따라 높아진 우리의 책임과 역할을 실감할 수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내용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는데요. "한미 간 안보와 평화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경제와 기술, 보건과 백신, 기후변화 대응 등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의 폭과 깊이가 크게 확대되었다"라며 "한미동맹이 그야말로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대통령께서도 많이 노력하신 것으로 안다"라면서도 "아쉬움과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대표 대행은 "55만 군 장병의 백신을 확보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백신 스와프와 같은 것을 통해서 우리 백신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했습니다.


또 "우리 기업이 백신을 생산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백신 가뭄을 해결할 실질적 물량 확보가 된 것이 아니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며 "다양한 종류의 백신 확보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백신 스와프가 결국은 성사되지 못했고,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아직까지는 단순한 병입 수준의 생산 협의에 머물러 있어 우리가 좀 더 노력해 기술이전까지 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여당의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상회담의 성과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후속 조치를 위해 국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해선 "너무 자랑스럽다. 대통령님 너무 고생하셨다"라며 "개별 기업 간 기술 협력을 넘어 전 세계를 상대로 대한민국이 미국과 동등하게 전 인류의 보건 문제를 책임지는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이 됐다는 것은 위대한 외교적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송 대표는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 시대의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특히 우주공간이 열리게 되고, 또 우리의 방위에 있어서의 자주적 공간이 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은 오찬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백신 수급과 관련한 여야정 협의체 가동, 부동산세 부담 완화, 코로나19 손실보상 소급 적용 등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이 대부분 답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도 오찬 이후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결과가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확연히 다른 부분이 많은데, 정부가 예측하고 준비한 대로 이루어진 것인지 질문했으나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오찬 간담회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문 대통령은 "경청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도 "오찬 중 이어진 야당 대표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라고 전했습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나보니 소통의 자리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라며 여야정 만남을 정례화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실현되면 국민도 정치를 신뢰할 것"이라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고 합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오늘 회동을 마친 여야 5당 대표들에게 협치와 화합의 의미를 담은 넥타이를 선물했습니다. 감색 바탕에 파랑·빨강·노랑·주황 4가지 색이 사선으로 들어간 넥타이인데요. 아시다시피 파란색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빨간색은 국민의힘, 노란색은 정의당, 주황색은 국민의당의 상징하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 당시 착용한 넥타이를 여야 5당 대표에게 선물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 당시 착용한 넥타이를 여야 5당 대표에게 선물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넥타이는 지난해 7월 16일 문 대통령이 국회 개원 연설에서 착용한 것과 같은 디자인인데요. 넥타이가 든 상자엔 "파랑, 분홍, 노랑, 주황을 조화롭게 디자인해 코로나로 인한 국가 위기를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여망을 담아 제작했다"라는 설명도 함께 담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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