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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5·18 연극 공연장서 허리 숙인 노재헌…'아들의 사과'

입력 2021-05-26 21:03 수정 2021-05-2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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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친절하게, '김소현의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째 브리핑 < 투명인간·신데렐라·부루마불 > 입니다.

영화 얘긴가 게임 얘긴가 하실 것 같은데, 오늘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나온 이 발언 얘깁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제 백신 접종이 중요합니다. 집합금지 인원제한에 예외를 두는 투명인간 인센티브, 또 영업시간 제한 예외를 두는 신데렐라 인센티브, 또 여행제약을 풀어주는 부루마블 인센티브 등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백신 맞으면 이런 혜택 고려하겠다며 일일이 이름 붙인 건데, 5인 이상 집합금지 인원 셀 때 안 보이는 투명인간으로 쳐준다, 밤 12시면 집에 가야하는 신데렐라처럼, 10시면 문 닫아야하는 의무 면제 해준다, 또 주사위만 던지면 세계여행 할 수 있는 보드게임처럼 맘껏 여행할 자유 준다, 이런 뜻입니다.

마침 윤호중 원내대표가 발언한 곳, 국회가 아니라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입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계기로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키로 한 곳이죠.

장소가 장소인지라 곧바로 '깨알자랑'에 돌입한 분도 계셨는데요.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2010년 인천시장시절에 이 송도경제자유구역을 왔더니 황량한 들판이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을 유치하려고 이게 이렇게 커져가지고 세계적인 바이오 시밀러 대표회사가 됐고…]

인천시장 시절, 내가! 송도로 삼성바이오 불러다 키웠다, 이런 얘기 길게 한 겁니다.

그런데 이런 셀프 공치사, 야당에서도 좀 나왔는데요.

[박진/국민의힘 의원 : 저희 방미단은 아울러서 우리 한국군 장병에 대한 백신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도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것을 '깜짝 선물'이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초당적인 의원외교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을…]

정상회담 성과로 발표된 한국 군장병에 대한 백신 지원, 사실 우리가 제안한 거다 이런 건데, 이건 미국에 물어봐얄 거 같긴 합니다.

백신 맞으면 혜택 주겠다며 하나하나 재밌는 이름 붙이고, 바로 '내 역할'부터 강조하는 정치권인데요.

국민이 진짜 바라는 건 백신의 안정적인 수급이란 거, '말잔치'에 앞서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브리핑 < 아들의 사과 > 입니다.

5월 광주에서 공연 중인 연극의 한 대목부터 잠시 보시죠.

[이 어미 말이 안 들려? 거기 누구 없소? 아무도 없냔 말이오. 날 두고 간 것이오?]

5.18 항쟁 때 한쪽 눈을 잃은 이지현 씨의 자전적 삶을 담은 연극 '애꾸눈 광대' 입니다.

그런데 이 공연장에서 이런 사진이 찍혔습니다.

객석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인 남성,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장남, 노재헌 씨입니다.

어제(25일) 이 연극 보러온 노씨를 연극의 총감독이 무대에 올리려 했다는데 일부 관객이 항의하며 소동이 벌어진 겁니다.

[이지현/5·18부상자동지회 초대회장 (연극 총감독) : 연극 보시고 느낀 것, 그리고 광주시민에게 하시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해보시라 이런 취지였어요. (그런데 일부 관객이) 왜 사과도 않고 뻔뻔스러운 사람을 올리냐. 이런 취지였어요.]

이 감독, 지난 4월 노씨가 광주 찾았을 때 따로 만났고 공연에 초대했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 매년 5.18 민주묘지 찾아 아버지 대신 사과의 뜻 밝힌 노재헌 씨, 특히 이 사람과 비교되며 주목 끌었죠.

[전두환/2019년 3월 :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이거 왜 이래. (광주시민들한테 사과할 생각 없으세요? 사과할 생각 없으십니까?) …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실 생각 없으세요?) …]

하지만 최근 오월 단체들, 노씨를 향해 "반성쇼 중단하라" 이런 성명 냈습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 우리는 마음을 열었죠. (노재헌 씨가 광주에) 처음에 왔을 때 근데 두 번, 세 번 지날수록 아버지 회고록을 수정하겠다는 이런 발언, 전혀 그런 걸 이행치 않고 이게 더 화나게 만드는 거예요.]

무슨 소리인가 하면, 노씨가 과거 인터뷰에서 이런 말 한 적 있거든요.

[노재헌/노태우 씨 장남 (2020년 6월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만약에 (회고록을) 다시 출판하게 되는 계기가 있으면 개정을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하는 사과는 충분히 봤다, 회고록 수정하는 걸로 진정성 보여라, 이런 뜻입니다.

40년이 지난 오늘도 다 밝히지 못한 진실 앞에서, 아버지 대신 아들이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론 유족들 마음을 열긴 어려워 보입니다.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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