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민의힘 당권 주자 간 계파 논쟁…'주호영 지원' 문건 파장도

입력 2021-05-26 19:39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계파 논쟁'이 뜨겁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공방에 이어서 오늘(26일)은 불똥이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튀었습니다. 어떤 맥락인지, 박준우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나경원/전 의원 : 저 나경원. 계파 없는 정치인입니다. 홀로서기 정치인입니다. 우리 당의 당대표가 계파와 무관하지 않다면 공정하고 중립적인 경선도 어려울 것이고 어떤 외부의 후보도 오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비전 발표회에서 꺼낸 말입니다. 무계파 정치인이 돼야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가 가능하다는 취지였는데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이었죠. 이 말을 시작으로 후보들 사이 '계파 논쟁'이 벌어졌는데요. 오늘은 논쟁이 더 뜨거워지는 모양새입니다. 나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올리면서 불길이 번졌습니다.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습니까?'란 제목입니다.

[나경원/전 의원 (음성대역) : 차기 당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립성, 공정성이 요구됩니다. 특정 계파에 속해있거나,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 받는 당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총장, 안철수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입니다.]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당 대표를 위한 최고 스펙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나 전 의원도 화력이 세지만요. 요새는 신진 그룹의 화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바로 대응 사격에 나섰습니다. 김웅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용광로 발언을 비꼬았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나"라고 말이죠. 계파 정치 주장은 유령을 봤다는 말과 같다고도 했는데요. 결국 자신을 향해 유승민계라고 공격하는 건 있지도 않은 프레임 씌우기일 뿐이라는 겁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CBS '김종대의 뉴스업' / 어제) : 만약에 제가 정말로 계파고 유승민계라고 하면 저는 유승민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 활동을 하겠죠. 그렇다면 윤석열 전 총장을 영입하는 걸 저는 반대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적극적으로 윤석열 총장을 영입하겠다, 라고 지금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한 발 더 나아가 계파 공격을 위해 나 전 의원이 전제로 내건 명제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나경원은 무계파다'란 말부터가 틀렸다고 맞섰는데요. 나 전 의원 논리대로라면 MB·박근혜 정부 시절에 전직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나 전 의원이 어떻게 무계파일 수 있냐는 거죠.

[김웅/국민의힘 의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윤 총장이 만약에 들어오려면 우리가 진짜 바뀌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쉽게 말해서 본인이 구속을 시켰던 두 대통령하고 같이 일을 했던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앵커님도 보시기에 그게 들어오기 쉽겠습니까?]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김 의원 말에 힘을 실었죠. "구 친박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양측이 언쟁을 벌이는 동안 폭탄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국민통합연대'라는 단체에서 생산한 문서가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긴급 중앙임원 회의 결과'란 제목의 비공개 문서입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로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지원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원하기로 한 최고위원 후보들 명단도 함께 적혀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국민통합연대가 도대체 어떤 곳이냐,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 등 과거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모임입니다. 이 단체가 지원하자고 한 후보들도 친이계로 분류됩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냈고요. 지원 대상으로 지목된 최고위원 후보인 조해진 의원 역시 이명박 씨가 대통령 후보이던 시절 공보특보를 지냈던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 문서 내용이 사실이냐는 거겠죠. 그래서 제가 직접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국민통합연대의 중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오 상임고문과 통화했는데요. 박 반장의 '단박 인터뷰' 시작합니다.

[이재오/국민통합연대 중앙집행위원장 : (의원님 안녕하세요. JTBC 박준우 기자입니다.) (해당 문건이 어떻게 작성이 됐나요?) 실무자들이 모여서 자기들끼리 논의를 한 거를 실무자가 오버를 해서 문건을 만든 모양인데… (실무자 분들이란 건 임원분들이나 그런 분들이 아닌가요?) 임원분들도 있고 시민 단체라는 건 원래 사람들 자주 모이고 이야기하고 그러잖아요.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그렇게 의견이 돌았던 모양이죠. (담당자인) 조직국장이란 사람이 오버를 해서 국민통합연대 문건을 만들어서 보내면 좋겠네, 그렇게 한 모양인데 (관련해서) 책임자뿐만 아니라 공동 대표 어느 누구에게도 모임 자체도 보고가 없었고 문건을 내려 보낸다는 건 더구나 더 보고가 없었고 제가 담당자에게 빨리 시·도본부에다가 국민통합연대 공식 의견이 아니다, 라는 공문을 빨리 내려 보내고 담당자 너는 당분간 직책에서 해임할 수밖에 없다 그런 조치를 취해놨습니다. 친이계 계보 운운 내가 무슨 지령을 했네 그런 것은 전혀 관계가 없고…]

결국 중앙집행위원장인 자신이 참석하지도 않은 자리에서 논의한 내용을 실무자들이 그저 문서화했을 뿐이라는 거죠. 친이계가 운영하는 단체도 아니라고 부인했고요. 하지만 사실이야 어찌 됐든 문서 내용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분위기는 반전됐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의 계파 논쟁 타깃은 원래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었죠. 그런데 문서 내용이 맞다면요. 얄궂게도 계파 정치의 수혜자는 두 사람이 아니라 나 전 의원과 같은 중진 그룹인 주 전 원내대표가 되는 셈입니다. 김 의원과 이 전 최고, 기회는 이때다 싶었나 봅니다. 한층 더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섰는데요. 자신이 계파 프레임에 걸려 고생한 김웅 의원, 계파 정치는 없다고 역설했더니 정작 계파 정치는 따로 있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자신의 심정을 남이 장군의 심정에 빗대기도 했는데요. 조선시대 예종 시절 유자광에게 역모를 꾀했다고 모함을 당해 죽은 인물입니다. 이 전 최고도 "저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후보들이 '이것이 척결해야 할 구태'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삽시간에 계파 정치의 주범으로 몰린 주 전 원내대표, 당혹스러운 모습입니다. 일단 국민통합연대의 문건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오늘 오전 대국민 호소문에서도 "계파나 사리사욕 없이 오로지 혁신과 통합의 한 길만을 지켜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여론조사 1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낸 겁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가지고 너무 많이 생산하고 너무 많이 퍼트려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의혹을 가지고 있죠. 의심을 가지고 있죠.]

JTBC가 의뢰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입니다. 어제 발표됐는데요. 이 전 최고위원이 30.3%로 1위를 기록했죠. 9.5%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3위였고요. 여론조사상으로 지지율이 3배 이상 차이입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조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데요. 계파 정치 의혹 문건도, 여론조사 결과도 모두 진짜일 리 없다고 부정하고 싶은가 봅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대선 후보와 이런저런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하게 되면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거기에서 자유롭습니다. 정당 지지를 물어보지 않은 조사도 있고 이렇다고 하니까 또 민주당 지지자 역선택도 있고 이렇게 해서 본선 결과는 그와 다를 것이다. 제대로 된 여론조사가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당권 주자 간 불 붙은 '계파 논쟁'…'주호영 지원 협조' 문건 파장 >
광고

JTBC 핫클릭